고등교육 받은 사람일수록 음모론에 관심 없다

가짜뉴스가 활개 치는 시대다. 거짓된 주장과 정보는 항상 있어왔지만, SNS의 활성화로 그 어느 때보다 가짜뉴스를 훨씬 가깝게 조우할 수 있는 시대가 됐다. 그런데 모든 사람이 가짜뉴스에 휘둘리지는 않는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일수록 가짜뉴스와 같은 음모론에 잘 흔들리지 않는다.

음모론에 쉽게 빠져드는 사람이 있는가하면, 설득력이 부족한 터무니없는 생각이라고 여기는 사람도 있다. 한 가지 음모론에 빠지는 사람은 또 다른 음모론에도 잘 넘어가는 특징을 보인다.

과학자들이 음모론을 믿는 사람들을 연구하는 이유는 이로 인해 피해를 입는 사람들이 있기 때문이다. 가령 특정한 백신을 맞으면 안 된다는 음모론이 떠돌면 이를 믿는 사람은 주변 사람들의 백신 투여를 만류한다. 이로 인해 공중보건을 위협하는 상황이 벌어진다. 음모론으로 특정 인종이나 민족에 대한 편견이 형성되기도 한다.

음모론 신봉자와 그렇지 않은 사람의 가장 두드러진 차이는 교육 수준이다. 음모론을 믿지 않는 집단의 교육 수준이 보다 높은 편이다. 최근 ‘응용인지심리학(Applied Cognitive Psychology)’에 새로운 논문을 발표한 네덜란드 연구팀은 이를 확인하기 위해 2가지 설문조사를 진행했다.

첫 번째 설문조사는 네덜란드의 유명 과학저널의 독자 4000명을 대상으로 했다. 실험참가자들의 평균 연령은 32세다. 연구팀은 정규교육 수준과 각종 음모론에 대한 믿음을 조사했다. 음모론은 ‘달 착륙은 거짓’이라는 주장처럼 잘 알려진 음모론을 대상으로 했다.

더불어 본인이 힘이 없는 존재라고 생각하는지, 어느 사회계층에 속한다고 생각하는지, 사회문제를 쉽게 해결할 수 있다고 생각하는지 등에 대해서도 물었다.

그 결과, 이번 실험에서도 고등교육을 받은 실험참가자일수록 음모론을 덜 지지하는 경향을 보인다는 점이 확인됐다. 또 본인은 힘이 없거나 사회적 지위가 낮은 존재라고 생각하는 사람, 사회변화에 회의적인 사람일수록 음모론을 더 잘 믿었다.

두 번째 설문조사는 평균연령 50세인 1000명의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했다. 교육수준, 무기력함, 사회적 위치, 사회문제 해결에 대한 믿음 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분석적 사고력을 평가하는 테스트도 진행했다. 2주가 지난 뒤에는 다양한 음모론을 제시하고, 해당 음모론을 얼마나 신뢰하는지 물었다.

결과는 앞서 진행된 첫 번째 설문조사와 동일했다. 고등교육을 받은 사람, 또 분석적인 사고를 하는 사람일수록 음모론에 대한 믿음이 약했다.

그렇다면 왜 이런 결과가 나타난 걸까. 음모론은 힘없고 무력한 존재라고 느끼는 사람에게 매혹적인 내용을 담고 있다. 교육을 많이 받은 사람은 자신의 삶을 스스로 통제할 수 있다는 의식이 강하기 때문에 이 같은 음모론에 상대적으로 덜 휩쓸린다는 분석이다.

[사진출처=아이클릭아트]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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