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르노는 남성의 성폭력에 영향을 줄까?(연구)

문화를 막론하고 성폭력의 가해자는 대개 남성이다. 왜 남성이 더 성적으로 공격적인지를 설명하는 요소는 다양하다. 그 중에는 포르노와 남성잡지, TV 같은 미디어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도록 부추긴다는 의견이 있다. 정말 그럴까?

미국 인디애나대학교 심리학과의 폴 라이트 박사 연구팀은 여성을 인격체가 아니라 대상으로 소비하는 미디어에 노출된 남성은 여성을 대상화하기 쉽고 이것이 성폭력으로 이어질지도 모른다는 가설을 세웠다.

연구팀은 가설을 검증하고자 187명의 남자 대학생을 실험참가자로 모았다. 이들이 포르노, 남성잡지, 리얼리티 TV쇼를 얼마나 보는지 기록한 다음, 여성에 대한 인식을 조사했다. 예컨대 “성적으로 활발한 여성이 더 매력적이다.”, “예쁜 여자에게 관심을 가지는 건 당연하다.”, “사실 무의식적으로 여자는 섹스를 원한다” 등이다. 마지막으로 여성에 대한 폭력을 얼마나 용인하는지도 조사했다. 예컨대 “여성은 거칠게 구는 행동을 좋아한다”, “차가운 여성에게는 힘을 써야 한다” 등이다.

분석 결과 포르노, 남성잡지, TV쇼가 여성을 성적으로 대상화하는 데 약간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나타났다. 포르노가 가장 영향이 컸고 그 다음이 남성잡지, TV쇼였다. 더불어 여성을 성적 대상화하는 경향이 높은 사람일수록 여성에 대한 폭력도 조금 더 용인하는 경향이 나타났다.

이 같은 결과가 미디어가 성폭력을 저지르는 남성을 조장한다는 뜻은 아니다. 미디어가 성적 대상화에 인과적으로 영향을 미치는지는 불분명하다. 다만 미디어가 여성에 대한 잘못된 선입견을 조장할 가능성이 있을지도 모른다. 따라서 우리 사회는 여성을 성적 대상으로서만 소비하고 있지는 않은지 점검할 필요가 있다. 해당 연구 결과는 학술지 ‘성 행동 아카이브’에 실렸다.

[사진출처: 아이클릭아트]

권오현 기자 fivestrings@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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