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인 사이의 갈등이 오히려 도움이 되는 이유

사람 간의 관계에서 갈등은 필연이다. 서로 사랑하는 사이라도 예외는 아니다. 한데 대부분의 사람은 갈등을 애정이 식었다는 신호로 받아들이거나 일어나지 말아야 할 재난으로 생각한다. 혹은 서로 동등하지 못한 관계를 맺고 있을 경우, 더 약한 쪽은 상대가 떠날까봐 싫은 소리를 하지 못한다.

통념과는 반대로 많은 심리학 연구는 갈등은 친밀한 관계를 유지하는 데 매우 중요하며 오히려 관계를 더 낫게 만드는 역할을 한다고 한다. 갈등을 제대로 해결하지 못하거나 갈등을 겪지 않으려고 늘 져주기만 하는 사람은 건강한 관계를 이룰 능력이 없다는 뜻이다. 어째서 갈등은 관계에 유익할까?

첫째, 갈등은 현 관계에 뭔가 변화가 필요하다는 신호다. 아무 문제없이 갈등은 생기지 않는다. 갈등을 피한다는 건 곧 문제를 해결하지 않고 방치한다는 뜻이다. 따라서 갈등은 무엇이 문제인지 인식하고 해결할 단초를 제공한다.

둘째, 갈등은 관계를 맺는 두 당사자가 독립적인 존재라는 사실을 보여준다. 한쪽이 일방적으로 져주기만 한다면 갈등은 혼자만의 일이 된다. 연구에 따르면 한쪽만 갈등을 겪고 참는 사람은 신체, 정신적 건강이 나빠질 뿐만 아니라 상대의 공격성을 유발할 수 있다. 즉 관계에서 약자를 자처해서는 안 된다. 갈등을 통해 상대와 동등한 입장에 서는 것이 관계 유지에 더 도움이 된다.

셋째, 갈등은 우리 내면에 있는 깊은 이유를 끄집어낸다. 예를 들어 상대가 쓰레기를 버리지 않았다는 이유로 화를 냈지만, 사실 심층에는 자신의 시간이나 성향을 존중하지 않는 행동에 불만을 표현하는 것일 수 있다. 갈등이 일어났을 때 순간 일어나는 분노를 참는다면 표면적 원인 밑에 있는 핵심적 이유가 드러나기도 한다.

갈등이 일어났을 때 취하면 좋은 행동지침에는 무엇이 있을까? 미국 캘리포니아대학교의 사회심리학자 에이미 고든 박사는 먼저 상대의 말을 먼저 들어주고 그의 관점에서 생각해보라고 조언한다. “갈등을 무엇보다 서로를 이해하지 못해서 생긴다. 누군가를 이해하고자 한다면 그의 입장에 서 볼 필요가 있다.” 이런 기초 위에 있을 때 상대의 말과 행동을 악의적이지 않게 해석할 수 있다.

또 고든 박사는 “나와 상대는 맞서야 할 적수가 아니라 일종의 팀이다. 갈등을 이겨야 하는 전쟁으로 생각하지 않는다면 합리적이고 안정적인 해결책을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진출처: 아이클릭아트]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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