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모의 화법이 자녀의 기억력 결정한다(연구)

부모가 어린 자녀와 대화를 나눌 때 어떤 방식으로 질문을 던지느냐에 따라 자녀가 학습한 내용을 오래 기억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을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부모가 아이에게 질문을 할 때 ‘언제?’, ‘어디서?’, ‘무엇을?’, ‘어떻게?’, ‘왜?’처럼 가급적 자세히 물어보면 아이가 해당 문제에 대해 깊이 생각할 수 있는 기회를 갖게 된다. 이로 인해 예-아니오 식의 폐쇄형 질문이 아니라 서술형으로 길게 답해야 하는 개방형 질문에 답하는 능력이 좋아진다. 이로 인해 기억력도 강화된다는 설명이다.

선행 연구에 따르면 부모가 다양한 질문으로 다채로운 대답을 하도록 유도할수록 아이는 인생에서 일어난 보다 많은 사건을 기억하는 경향을 보였다. 반대로 아이에게 질문을 안하거나 짤막하게 답할 수 있는 질문만 할 경우에는 상대적으로 과거 경험에 대해 많이 기억하지 못했다.

즉 부모의 대화법이 아이의 기억력에 영향을 미친다는 설명이다. 박물관이나 과학관처럼 학습을 위해 방문한 장소에서 체험한 일에 대한 기억력 역시 향상시킬 수 있다. 이를 확인하기 위해 최근 아동실험심리학(Experimental Child Psychology)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이 과학수업을 들은 아이들을 대상으로 기억력 테스트를 진행했다.

미국 뉴햄프셔대학교 연구팀은 4~6세 아동 40명과 그들의 부모 중 한 명을 모집했다. 두 지역에서 실험참가자들을 모집했는데, 한 지역은 중상류층이 주로 거주하는 지역이고, 또 다른 한 지역은 중하위층 사람들이 많이 사는 지역이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아동들이 다니는 학교에서 빛의 과학에 대한 수업을 진행하도록 자료를 제공했다. 그리고 수업을 들은 날 저녁, 부모들에게 해당 수업에 대해 아이들과 대화를 나누도록 요청했다. 대화방식은 부모가 평소 하는 방식대로 자연스럽게 진행하도록 했고, 대화내용은 녹음을 하도록 했다.

그리고 6일이 지난 뒤 연구팀은 실험참가아동들을 대상으로 빛의 과학에 대한 수업을 얼마나 잘 기억하고 있는지 테스트했다. 그 결과, 부모의 대화 방식과 아동의 기억력 사이에 연관성이 발견됐다.

부모로부터 구체적이고 정교한 질문을 받은 아이일수록 수업내용을 보다 잘 기억하는 경향을 보인 것이다. 이 같은 결과는 아동이 거주하는 환경, 부모의 교육 정도와 상관없이 일관되게 나타났다.

이번 연구는 아직 예비단계에 있기 때문에 부모의 화법이 자녀의 기억력에 절대적인 영향을 미친다는 확정적인 결론을 내리긴 어렵다. 하지만 적어도 정교한 대화법이 긍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은 있을 것으로 보인다. 아이가 학습한 내용을 잘 기억할 수 있도록 만드는 효율적인 방법을 찾는데 도움이 될 것이란 설명이다.

[사진출처=YAKOBCHUK VIACHESLAV/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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