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구 밀도 높은 곳 살면 미래지향적인 사고한다

사람으로 빽빽한 공간을 생각하면 가장 먼저 떠오르는 것은? 극심한 교통 체증, 비좁은 주택 공간, 매표소마다 늘어선 긴 줄 등이 생각날 것이다. 그렇다면 이러한 환경이 인간 심리에 미치는 영향은 무엇일까.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구밀도가 높은 곳에 사는 사람일수록 미래지향적인 사고를 하는 경향이 있다.

성격과 사회심리학(Personality and Social Psychology)저널에 실린 미국 미시간대학교 연구팀의 새로운 논문이 인구밀도와 양육, 사회적 관계, 경제적 결정 등의 관계를 분석했다. 이 논문에 따르면 인구밀도가 높은 곳의 사회구성원은 인내심이 많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결정을 내리는 기질이 있다.

근접한 공간에 많은 사람들이 존재한다는 의미는 경쟁자가 많다는 의미로, 효율적인 경쟁을 위해서는 단기적인 차원이 아니라 장기적인 차원에서 미래에 투자해야 한다는 의식이 생기기 때문일 것으로 분석된다.

생명 역사 이론의 기본 개념 중 하나는 종의 행동 다양성을 관찰하는 것인데, 그 중에서도 특히 번식에 대한 관찰이 주를 이룬다. 지금까지 논의된 바에 따르면 수명이 길고 개체수가 많은 종일수록 새끼를 적게 낳고, 새끼의 성장과 발전을 위해 오랜 시간 투자하는 경향을 보인다.

반대로 개체수가 적은 종은 자식을 최대한 많이 낳는 전략을 세운다. 포식자의 위협으로부터 가급적 많은 새끼가 살아남도록 만드는 전략이다.

연구팀은 이 같은 개념이 인간 세계에는 얼마나 적용되고 있는지 확인하기 위해 인구밀도와 양육 등의 관계를 살폈다.

그 결과, 인구밀도가 높은 지역은 출산률이 낮았고 미래에 대비하는 성향을 보이는 사람들이 많았다. 또 장기 지속 가능한 관계를 선호했고, 자녀의 교육을 중요하게 생각했다. 전반적으로 양보다는 질을 중시하는 미래지향적인 삶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는 의미다.

연구팀은 보다 명백한 증거를 확보하기 위해 몇 가지 추가실험을 더했다. 실험참가자들에게 뉴욕타임스에 실린 ‘미국 인구밀도 점차 높아져’와 같은 헤드라인이 달린 기사를 읽도록 했다. 그러자 실험참가자들은 당장의 금전적 이득보다 장기적인 차원에서의 재정적 보상을 받는 방법을 선호하는 경향을 보였다. 백색소음 대신 군중으로 가득한 공간의 소음을 들려줬을 때도 동일한 결과가 나타났다.

인구밀도와 개인 심리 사이에 나타나는 이 같은 연관성은 아직 불분명하다. 하지만 연구팀은 인구밀도가 체내 호르몬, 뇌 발달, 동기 부여, 문화 규범 등에 특정 메커니즘이 작용하면서 일어나는 현상으로 예측하고 있다.

[이미지출처:Filipe Frazao /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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