창의성은 타고날까, 후천적일까?

한 집안에서 같은 직업을 가진 사람이 여러 명 탄생하는 경우는 주변에서 심심치 않게 볼 수 있는 현상이다. 미술처럼 창의성을 요하는 분야에서 특히 두드러진다. 이는 연고주의의 힘일까, 아니면 교육 방식의 반영일까, 그것도 아니라면 선천적으로 타고난 유전자 덕분일까. 

 

최근 ‘행동유전학(Behavioural Genetics)저널’에 실린 논문이 유전자 연구를 통해 창의성을 발현하는 요인이 DNA 안에 들어있는지 확인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영국 옥스퍼드대학교와 네덜란드 자유대학교 연구팀은 네덜란드의 쌍둥이 출생 기록부를 분석했다. 이 자료에는 동일한 유전자를 공유하는 1800쌍의 일란성 쌍둥이와 유전자의 50%를 공유하는 이란성 쌍둥이 1600쌍의 데이터가 담겨있다.

해당 기록부에는 쌍둥이의 직업도 기록돼 있다. 춤, 영화, 음악, 연극, 시각예술, 글쓰기 등의 직업은 모두 예술 카테고리로 분류돼 있고, 이 분야의 종사자는 총 233명이었다.

연구팀이 가장 궁금해 한 부분은 쌍둥이 중 한 명이 예술분야 종사자일 때 나머지 한 명도 같은 분야에서 일하고 있는지의 여부였다. 만약 일란성 쌍둥이와 이란성 쌍둥이가 서로 변별되는 차이점을 보이지 않는다면 형제간의 직업적 유사도는 선천적인 영역이기보다 교육에 의한 후천적 영역일 가능성이 높다는 해석이 나오게 된다.

데이터 분석 결과, 연구팀이 예견한 것처럼 일란성 쌍둥이는 이란성 쌍둥이보다 직업적 유사도가 높았다. 일란성 쌍둥이 중 한 명이 창의성이 필요한 직업군에 속했을 때 나머지 한 명도 동일 직업군에 속할 확률은 68%에 달했다. 반면 이란성 쌍둥이는 40%의 확률을 보였다.

이 같은 결과는 유전자가 창의성을 요하는 직업을 택하는데 큰 영향을 미친다는 의미다. 연구팀에 따르면 창조적인 직종의 유전력은 70%정도에 이른다. 자유대학교 연구팀은 문학처럼 창의적인 글쓰기는 유전력이 83% 작용하고, 미술과 연기는 56%의 유전력이 작용한다고 분석했다.

창의성은 크게 두 가지 범주로 나뉜다. 하나는 스스로 창의적인 삶을 추구하는 케이스로, 개방적이고 외향적인 성향을 가진 사람에게서 두드러진다. 또 한 가지는 실질적으로 창의적인 능력을 가진 케이스로, 이는 테스트를 통해 객관적인 검증이 가능한 부분이다.

유전력이 70%의 영향력을 미친다는 것은 선천적으로 타고나는 부분이 크다는 의미이지만 그 외에도 성격적 특징, 환경적 요인 등 다른 요건들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스스로 창의적인 직업을 갖고 싶은 의지가 있다면 창의성의 첫 번째 범주인 스스로의 개척을 통해서도 어느 정도 직업성과를 이룰 수 있다는 것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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