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의사’ 시대.. 의료혁명 뒤에 숨은 궁금증(上)

지난해 12월 가천대 길병원이 국내 최초로 미국 IBM사의 인공지능 ‘왓슨 포 온콜로지(Watson for Oncology)’를 활용해 첫 진료를 시작하면서 ‘인공지능 의사’ 시대의 문이 열렸다.

슈퍼컴퓨터 왓슨은 선진 의료기관의 자체 제작 문헌과 290종의 의학저널, 200종의 교과서, 1200만 쪽에 달하는 전문자료를 학습해 의사가 환자의 질병 정보와 인적사항 등을 입력하면 최적의 치료법을 등급별로 단 시간 안에 제공해 의사와 환자의 만족도가 높다.

길병원 왓슨 인공지능 암센터에 수많은 진료 예약과 진료문의가 이어지고 있는 이유다. 이에 부산대병원도 최근 왓슨 포 온콜로지를 도입해 진료에 들어갔고, 충남대병원도 왓슨 도입을 검토 중일 정도로 ‘의료 혁명’으로 이어질 기세다. 하지만 몇 가지 현실적인 궁금증이 생긴다.

첫째. 왓슨 진료비는 얼마나 할까?

현재 왓슨 포 온콜로지를 운영하고 있는 병원들은 IBM측에 프로그램 사용료를 낸 것으로 알려졌다. 기계가 아니기 때문에 대여료가 아닌 사용료의 개념이라는 것인데, 정확한 금액은 병원들이 공개하지 않고 있지만 적게는 수억 원에서 많게는 수십억 원인 것으로 전해졌다.

이런 막대한 비용때문에 왓슨 이용 환자들에게 현실적인 부담이 발생할 것이란 추측이다. 하지만 현재까지 병원들은 환자들에게 왓슨 진료비를 받지 않고 있다.

이유는 인공지능인 왓슨 진료에 대한 보험수가가 산출되지 않았고, 비용 발생에 대한 근거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이다. 이와 관련 길병원 관계자는 “현재까지 왓슨 이용 환자들에게 비용을 받지 않고 있다”며 “아직 비용을 받기엔 근거가 부족한 실정이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관련 근거와 보험수가 산출을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고 말했다.

둘째, 왓슨으로 인한 부작용, 책임은 누가 지나?

왓슨과 함께 인공지능을 대표하는 기술인 자동차 자율주행 기술이 각광받고 있지만 자율주행 도중 교통사고가 나는 경우가 심심치 않게 일어나고 있다. 심지어 자율주행차가 사물을 잘못 인식해 탑승자가 사망하는 사고까지 일어났다.

이런 사고의 경우 과연 사고 책임은 누구에게 있을까. 이에 대해 사회적으로 갑론을박이 한창이다. 이와 비슷한 현상이 왓슨에게서도 나타날 수 있다. 복수의 관계자에 따르면 환자의 치료방법에 대해 의사와 왓슨의 의견이 다른 경우도 종종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렇다면 환자가 왓슨의 치료방법을 선택했다가 부작용이나 문제가 생긴다면 과연 그 책임은 누구한테 있을까.

정답은 의사이다. 환자가 왓슨의 치료방법을 선택했더라도 그에 대한 최종 책임은 의사라는 것이다. 길병원 관계자는 “환자가 왓슨의 치료법을 선택한다고 해도 의사와의 상담을 통해 결정되기 때문에 최종 책임은 의사가 진다”고 설명했다.

셋째, 왓슨, 해킹 위험은?

인공지능 시스템의 자율주행 기술에 대해 많은 사람들은 기대감을 나타내고 있다. 하지만 동시에 우려하는 부분들이 시스템 오류에 의한 사고와 컴퓨터 해커 등 시스템의 보안 문제이다.

이는 인공지능인 왓슨에게도 해당된다. 왓슨도 자율주행과 마찬가지로 컴퓨터 기반의 프로그램이기 때문에 슈퍼컴퓨터이고 보안이 철저한 글로벌 IT회사인 IBM의 시스템이라 할지라도 이런 걱정에서 자유로울 수 없는 것이다. 한 컴퓨터 프로그램 전문가는 “은행이나 쇼핑몰 해킹 사례에서 보듯 해커가 마음을 먹는다면 왓슨에게도 해킹 사태가 일어날 수도 있다”고 말했다.

하지만 길병원 관계자는 해킹 무용론을 제기했다. 이 관계자는 “해킹의 우려가 있다는 것에 대해서 동의하지 않는다. 왓슨을 해킹하기 위해서는 길병원이 아닌 미국 IBM을 해킹해야 한다”며 “IBM의 보안 시스템은 세계적인 수준으로 알고 있다”고 선을 그었다. 또한 “설사 해킹을 하더라도 왓슨에는 환자 질환과 상태에 대해서만 입력이 돼 있을 뿐 주민등록번호와 주소 같은 개인정보는 입력하지 않기 때문에 개인정보 같은 의미 있는 정보 유출은 있을 수 없다”고 강조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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