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플 때 잘 먹어야 한다’는 말, 의학적 근거 있다

감기몸살에 걸려 오한이 들고 기력이 없을 때는 식욕도 떨어진다. 이때 주변 사람들은 늘 “아플 때일수록 더 잘 먹어야 돼”라고 말하곤 한다. 하지만 당사자 입장에서는 입맛이 없으니 이런 조언이 귀찮고 간혹 밥상까지 받으면 난처해지기 일쑤다. 그냥 누워서 자고만 싶은데 말이다. 하지만 밥을 잘 먹으면 정말로 잘 낫는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소크연구소의 생물학 연구팀은 쥐 연구를 통해 배가 고프지 않을 때도 음식을 먹는 것이 병에서 회복하는데 도움이 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를 위해 먼저 쥐를 살모넬라균에 감염시켰다. 일반적으로 살모넬라균에 감염되면 식욕이 떨어지고 얼마 지나지 않아 균은 몸 곳곳으로 퍼지게 된다. 연구팀은 살모넬라균에 감염된 쥐를 두 그룹으로 나눠 한 그룹에는 억지로 영양을 주입했고 다른 집단은 알아서 먹게 했다.

그 결과 배가 고프지 않은 데도 더 많은 음식을 먹었던 그룹이 더 오래 살았다. 왜 이런 일이 발생한 걸까? 살모넬라균 같은 박테리아는 독성이 너무 셀 경우 미처 다른 숙주로 옮겨가지도 못했는데 자신이 감염시킨 숙주를 죽일 위험이 있다. 따라서 박테리아는 식욕을 잃게 하는 약한 효과를 내어 숙주를 좀 더 오래 살게 해서 다른 곳으로 전달 될 기회를 노리는 것이다.

그렇다면 박테리아에 대항할 수 있는 방법은 음식을 잘 먹어 건강해지는 것이다. 영양소를 섭취하는 것은 우리 몸이 침략자에게 빠르게 반응하도록 돕는다. 또 이렇게 면역 기능을 잘 발휘하기 위해서는 세포에 많은 비타민, 미네랄, 아미노산, 필수 지방산이 필요하다.

주요 연구자인 에이어 교수는 “이 연구는 인간이 아니라 쥐에서 박테리아가 어떻게 활동하는가를 입증하지만 앞으로 고혈압과 같은 대사성 질환에서 나타나는 식욕 감소 증상을 연구하는 좋은 시작이다”라고 말했으며 또한 “일반적인 항생제 처방 요법이 아니라 영양 기반 치료법이 대안이 될 수도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해당 연구는 학술지 ‘셀’에 실렸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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