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능화된 불법 리베이트, 처벌법 강화 실효성 있을까?

하루가 멀다 하고 터져나오는 제약사발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위해 정부, 제약업계 등에서 전방위적인 자정노력이 이뤄지고 있지만 불법 리베이트는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제약사들은 제약협회와 함께 윤리경영을 선포하는 등 공개적인 자정작업을 통해 불법 리베이트 근절을 선언했지만, 최근 백약이 무효라는 탄식이 나오고 있다.

지난해 제약협회는 고질적인 리베이트가 국가 신성장동력으로 각광받고 있는 제약산업의 발목을 잡고 있다고 판단, 불법 리베이트에 관련된 제약사를 가려내기 위해 무기명 투표를 실시하고 이중 1곳을 내부적으로 공개하고 윤리경영 확립을 요청하는 등 초강수를 뒀다. 그럼에도 불법 리베이트는 그칠줄 모르고 오히려 더욱 지능화된 수법으로 이뤄지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8월 다국적 제약회사 노바티스는 전현직 임원 6명이 26억원 상당의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혐의로 불구속 기소됐다. 리베이트 수법이 기상천외했다. 서울서부지검 정부합동 의약품 리베이트 수사단의 수사 결과 노바티스 대표 등이 2011년 1월부터 2016년 1월까지 의약전문지들과 학술지 업체 등에 광고비를 집행한 후, 이 업체들을 통해 좌담회, 자문료 등의 명목으로 의사들에게 불법 리베이트를 제공한 것.

노바티스는 전문지 주최 좌담회에서 참석자 선정, 안내, 자료 준비 등의 준비를 했으며, 일부 의사들을 이들 전문지의 자문위원으로 위촉한 후 한 달에 100만원 상당의 자문위원료를 지급했다. 또한 의사들을 전문지의 해외학회 취재 객원 기자로 위촉한 후 1인당 400만-700만원 상당의 여행 경비를 지원했다.

또한 경찰과 공무원까지 연관된 리베이트 수법도 발각됐다. 불법 리베이트 제보를 받은 광주지방경찰청이 현재 수사하고 있는 이 사건은 지난해 8월 제보를 바탕으로 광주지역 의약품 도매업체를 수사했다. 하지만 담당 수사관이 특별한 혐의점이 없다는 이유로 수사를 종결하려 하자 경찰청 간부는 담당 수사관을 교체, 수사를 진행시켰고 도매업체를 압수수색한 경찰은 리베이트 수첩을 입수하고 수첩 속에서 최초 수사관과 경찰 간부, 공무원 등의 이름을 발견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재 이 불법 리베이트 사건은 약 30억원 규모로 파악되고 있으며 경찰이 연관된 것과 관련 수사의 신뢰성을 위해 지능범죄수사대에서 광역수사대로 수사 관할이 변경됐다. 이 두 사건 모두 제약사-전문지-의사, 제약업체-병원-경찰 등 교묘한 관계를 이용해 단속 위험을 피하기 위한 불법 리베이트 신종수법이었다.

불법 리베이트가 사라지기는커녕 기승을 부리자 국회가 강력한 행정처분을 촉구하고 나섰다. 현재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행정처분 수준이 낮다는 판단이다.

국회는 국정감사결과보고서를 통해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행정처분 강화 촉구 의견을 대거 담았다. 국회는 의약전문지나 의약품 영업판매대행사 등에 대한 관리 감독을 통해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할 필요가 있다고 적시했다.

또한 도매상의 적절한 유통마진을 정립해 유통의 투명화를 이끌어낼 필요가 있고, 의료인의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행정처분 수준이 낮아 면허취소 등 강력한 행정처분을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특히 투명한 제약환경을 만들기 위해 구체적이고 강력한 정책 마련이 필요하고, 다국적제약사가 의사에게 해외 학술회의 등에 초청해 강연료를 지급하고 학술지 원고료 등의 명목으로 리베이트를 제공하고 있으므로 이에 대한 감사 실시를 지시했다.

사실 불법 리베이트에 대한 처벌 수위는 지난달 2일부터 강화됐다. 불법 리베이트를 받은 의료인에 대해 징역 2년이하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에서 징역 3년이하 또는 벌금 3000만원 이하로 상향조정했고 의료인의 긴급체포가 가능해졌다. 특히 앞서 시행된 부정청탁금지법인 김영란법 시행과 맞물려 불법 리베이트 사태가 진화될 것으로 예상됐지만 지금까지도 불법 리베이트 관련 소식은 꼬리에 꼬리를 물고 터져나오고 있다.

새해들어 LG화학과 합병을 선언한 LG생명과학이 리베이트 유탄을 맞았다. 그런가 하면 몇몇 제약사 영업사원들은 여전히 불법 리베이트 행위를 하기 위해 감청 우려가 없는 해외 특정 메신저를 이용해 의사와 약사들과 소통하고 있다는 의혹도 제기되고 있다.

때문에 업계 일각에서는 처벌 수위 강화가 불법 리베이트 근절의 본질적인 대책이 될 수 없을 것이라 보고 있다. 불법 리베이트를 근절하기 위해 처벌 수위는 최근 몇년 동안 꾸준히 강화돼 왔지만 불법 리베이트 사태가 끊이지 않았다는 것이 이유다.

실제로 정부는 2010년 11월 리베이트를 제공한 제약사와 받은 의료진 모두 처벌하는 제도인 리베이트 쌍벌제를 실시했고, 2014년에는 리베이트를 제공하다 두 번 연속 발각되면 해당 제품을 급여 대상에서 제외하는 리베이트 투아웃제를 실시하며 제약업계를 압박한 바 있다. 때문에 의료인 긴급체포까지 가능해진 불법 리베이트 처벌법 강화가 리베이트 사태 근절까지 이어질 수 있을지 귀추가 주목되고 있다.

송영두 기자 songzio@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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