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톡스 용도 이렇게 다양했나

흘러가는 시간은 잡을 수 없다. 그래서 젊음에 대한 인간의 욕구는 강렬하다. 수술 없이 주사만으로도 주름살을 펼 수 있는 보톡스가 각광받는 이유다. 그런데 보톡스는 주름살을 제거하는 용도 외에도 다양한 활용이 가능하다.

보톡스는 눈꺼풀 경련 등의 치료 목적으로 30여년 전 미국식품의약국(FDA)의 최초 승인을 받았다. 그리고 이후 미용 목적으로도 여러 차례 승인을 받았다. 성형수술이 아닌 시술이란 영역을 개척하는데 큰 공헌을 했다고 볼 수 있다.

그렇다보니 보톡스하면 주름살을 없애는 주사요법이란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만성편두통, 요통, 다한증 등 다양한 질환 치료에도 이용되고 있다. 적정량 제대로 사용하면 안전성도 비교적 높다는 장점이 있다.

보톡스의 가장 흔한 용도 중 하나는 만성 편두통 치료다. 90년대 초반 윌리엄 바인더라는 성형외과 의사가 주름 부위에 보톡스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두통이 감소한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이후 여러 연구를 통해 만성 편두통 치료에 대한 FDA의 승인을 받았다.

일부 전문가들은 실제로 통증이 줄어드는 게 아니라 플라시보 효과에서 기인하는 것이 아닐까 추정하고 있다. 하지만 콜롬비아대학교 의료센터 신경학과 드니즈 교수는 플라시보 효과라 하더라도 환자들이 실질적으로 편두통 감소 효과를 경험했단 점에서 유의미하다고 보고 있다. 일반적으로 효과는 3달 정도 지속된다. 지금까지 항우울제, 항발작제, 혈압약 등도 보톡스와 마찬가지로 편두통 완화에 효과가 있단 사실이 우연히 발견됐다.

땀이 과도하게 많이 나는 다한증에 치료에 대해서도 FDA의 승인을 받았다. 안면경련을 치료하기 위해 보톡스를 주입하는 과정에서 땀이 줄어든다는 사실을 발견한 것이다. 보톡스 치료는 겨드랑이에서 심하게 나는 땀을 억제하는데 매우 효과적이다. 손과 발에서 나는 땀을 치료하는데도 이용된다.

방광의 과활동으로 생기는 절박성 요실금을 치료하는데도 사용된다. ‘뉴잉글랜드의학저널(New England Journal of Medicine)’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보톡스 치료를 받은 여성의 70%가 요실금 증상이 40%가량 개선되는 효과를 얻었다.

많은 전문가들이 회의론을 제기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보톡스의 우울증 치료 효과를 주장하는 학자들도 제법 많다. ‘정신의학연구저널(Journal of Psychiatric Research)’에 실린 소규모 실험에 따르면 가짜주사를 맞은 환자의 15%가 우울증 증상이 개선된 반면, 보톡스를 맞은 환자는 52%가 증상 완화 결과를 얻었다.

그 외에도 아직 FDA의 승인을 받지는 않았지만 조루증, 부정맥, 차가운 손발, 성관계로 인한 통증, 심각한 목 경련 등에 대해서도 잠재적 치료 가능성을 염두에 둔 지속적인 연구가 진행 중이다.

[이미지출처:Bigone/shutterstock]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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