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명인의 반복되는 음주운전, 알코올 의존증일까

최근 스포츠 스타와 유명 가수의 음주운전 사고가 보도되면서 음주운전에 대한 경각심이 높아지고 있다. 그런데 놀라운 점은 이들이 벌써 세 번째 음주운전 적발로 형사처벌과 함께 향후 2년간 운전면허를 취득할 수 없는 ‘삼진 아웃’제에 해당한다는 것이다.

음주운전에 세 번째 적발되었다면 적발되지 않은 음주운전 횟수는 훨씬 더 많을 수도 있다. 이 같은 상습적 음주운전은 사고위험이 매우 높은 만큼 살인미수나 다름없다고 말하는 여론이 거세다. 그렇다면 왜 위험한 음주운전을 반복하게 되는 것일까?

전문가들은 상습적으로 음주운전을 한다면 알코올 의존증을 의심해봐야 한다고 말한다. 알코올 질환 전문 다사랑중앙병원에 따르면 지난해 외래와 입원 환자 중 운전자 192명을 대상으로 설문한 결과, 한 번이라도 음주운전을 경험해 본 알코올 의존증 환자가 78%였고, 이 중 61%는 3회 이상 음주운전을 한 상습적 음주운전자였다. 셀 수도 없이 많은 음주운전을 했다는 환자도 26%나 됐다.

이에 한 정신건강의학 전문의는 “음주운전자는 술에 취해 판단력을 잃고 자신의 능력을 과대평가하는 경향이 높은 편”이라며 “음주운전자가 하는 흔히 하는 잘못된 생각이 바로 음주 상태에서도 스스로를 통제할 수 있다는 믿음이다. 이러한 근거 없는 믿음이 급핸들이나 급브레이크 조작 등 평소보다 거친 운전 습관으로 나타나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게다가 음주운전을 하고도 단속에 적발되지 않거나 사고를 내지 않았다면, 음주운전을 아무것도 아닌 일로 치부해 상습적 음주운전자가 될 가능성은 더욱 높아진다. 많은 뺑소니 사고가 이런 그릇된 자신감에서 발생한다.

미국 대부분의 주에서는 음주운전으로 적발시 알코올 치료를 받아야 한다. 전문가와 상담을 하며 평소 본인의 음주 습관이나 상태를 파악하고 그에 적합한 교육이나 치료를 이수하는 것이다. 또 치료 후 면허를 재취득하기 위해서는 전문기관의 심사를 통과해야만 한다. 영국도 음주운전자에게 전문기관에서 치료를 받도록 한다.

하지만 우리나라는 상대적으로 음주운전자에게 관대한 편이다. 음주운전으로 면허가 취소돼도 결격기간이 지나면 재취득하는 데 큰 어려움이 없다. 이런 이유로 우리나라에서도 주취 범죄자들에게 우선 알코올 의존증 치료를 받게 하자는 의견이 대두되고 있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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