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술 마시면 담배 생각이 날까?

새해 결심으로 금연을 시작한 사람에게 가장 큰 적이 뭘까? 바로 술이다. 술만 마시면 담배 생각이 난다는 이들이 많다. 한동안 금연해왔던 이들도 술자리에서 무너지곤 한다. 흡연자들도 술자리에서는 평소보다 더 많은 양의 담배를 피운다. 왜 그럴까?

술과 담배는 마약처럼 중독성이 강한 물질로 뇌의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작용이 유사하기 때문이다. 따라서 술을 마시며 담배를 피우면 쾌감 유발 작용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 또 니코틴은 알코올의 졸림 유발 효과를 차단하는 각성제 역할을 한다.

실제 음주가 금연을 방해한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미국의 미주리 의과대학에서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니코틴이 알코올의 쾌감을 높이는 한편 각성 역할로 졸음을 막고 음주량을 높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문제는 이렇게 술과 담배와 같은 외부 요인을 이용해 자주 도파민을 유발시킬 경우, 뇌가 쾌감에 중독된다는 점에 있다. 장기적으로 술과 담배를 함께 하면 보상회로를 자극하는 힘은 더 커지고, 뇌는 더 많은 쾌감을 원하게 된다. 자연히 술은 담배를, 담배는 술을 부르는 습관이 만들어진다.

다사랑중앙병원 이무형 정신건강의학과 원장은 일반적으로 한 가지 습관성 중독을 일으키는 물질에 의존하면 다른 중독 물질에도 의존하기 쉽다”며 “알코올중독 전문병원에 입원한 알코올 의존증 환자 2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80%가 흡연자로 나타난 사실로 미루어볼 때 음주가 흡연에 미치는 영향이 크다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 원장은 “알코올과 니코틴과 같은 중독물질은 무작정 끊겠다는 마음으로 시작하면 작심삼일에 그치기 쉬우므로 구체적인 계획과 실천이 필요하다”며 “혼자서 힘들다면 지역의 중독관리지원센터나 전문병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다”고 조언했다.

    권오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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