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바람의 고통, 젊은 통풍 환자가 늘고 있다

최근 젊은 통풍 환자가 늘고 있다. 동물성 단백질이나 당분 섭취 증가 등 식습관의 변화 때문이다. 통풍 환자의 80-90%가 남성이며, 나이와 관계없이 발생할 수 있으나 첫 증상을 보이는 시기는 40-50대가 가장 많다. 여성의 경우 보통 폐경 후에 통풍이 발병한다. 이는 여성 호르몬인 에스트로겐이 요산의 신장배설을 촉진해 혈중 요산 수치를 낮추는 역할을 하기 때문이다.

통풍은 말 그대로 바람만 스쳐도 아픈 병이다. 한자로 아플 통(痛), 바람 풍(風)을 쓰는 이유다. 관절이 갑자기 벌겋게 부어오르면서 심한 통증이 생긴다. 뼈를 부수는 듯한 통증이 며칠간 지속되고 통풍이 생긴 관절을 잘라 버리고 싶을 정도로 통증이 심하다.

통풍은 체내에 요산이 과다하게 축적되어 발생하는 관절염이다. 요산은 우리 몸에서 퓨린 성분이 대사되면서 얻어지는 찌꺼기 물질이다. 일정량의 요산은 혈액 내에 정상적으로 존재해 주로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된다. 그러나 여러 이유로 혈액 내 요산 농도가 증가할 수 있으며 이를 고요산혈증이라고 한다. 고요산혈증이 지속되면 과다한 요산이 굳어 관절 조직에 쌓여 급성으로 염증을 일으킨다. 이 때 심한 통증을 유발하게 되는데, 이를 통풍이라고 한다.

통풍 환자의 약 10%는 요산 생성 또는 배설에 관여하는 유전자 변이가 원인으로 알려져 있다. 또한 이뇨제와 같은 약물, 비만, 탈수, 핵산이 많이 함유된 음식의 섭취 등이 요산의 농도를 올릴 수 있다. 또한 여러 이유로 신장 기능이 떨어진 환자에서 통풍이 자주 생긴다.

통풍은 초기에는 엄지발가락 관절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팔꿈치, 손목-손, 무릎, 발목 부위에도 통풍성 관절염이 발생한다. 관절의 염증으로 인해 관절 부위의 피부가 붓고 붉은 색을 띨 수도 있다. 이러한 증세는 대부분 3-10일 이내에 호전되며 이를 통풍 발작이라고 한다. 처음에는 이런 증상이 드물게 발생하다가 해가 지나면서 점차 빈도가 잦아지고, 염증이 심해져 오래 갈 수 있다. 이렇게 반복적으로 관절염이 발생하면 해당 관절들은 심하게 손상된다. 요산 결정이 덩어리를 이루어 (통풍 결절) 피부 아래에 침착되기도 한다. 통풍 결절은 팔꿈치, 손발가락 관절 부위, 그리고 귓바퀴 등에서 흔히 발견된다.

술 종류 중에서 맥주가 단위 함량당 퓨린의 농도가 가장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통풍 환자가 맥주를 피해야 하는 이유다. 소주나 다른 증류주는 맥주에 비해 단위 함량 당 퓨린 함량이 적지만 그렇다고 통풍에 대해 안전한 것은 아니다. 알코올 성분 자체가 요산 배설 억제와 요산 합성을 증가시킬 수 있어 과음하면 소주도 통풍 발작을 유발할 수 있다.

또한 퓨린 함량이 높은 것으로 알려진 식품인 동물의 간, 콩팥, 뇌, 내장, 농축된 육수, 등푸른 생선인 정어리, 꽁치, 고등어, 붉은 고기 (소고기, 돼지고기), 액상과당이 포함된 탄산음료, 과일 쥬스 등도 적게 섭취하는 것이 좋다.

분당서울대병원 류마티스내과 하유정 교수는 “통풍 환자들에서 어떤 계절에 통풍 발작이 많이 발생하는 지에 대해서는 아직 명쾌히 밝혀져 있지 않다. 나라마다 조금 다르게 보고되어 있다. 하지만 겨울철은 아무래도 송년 모임 등 고칼로리 음식과 술을 곁들인 식단이 많기 때문에 과식, 과음하지 않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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