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순실 불똥…살얼음판 걷는 제약-바이오 업계

한미약품 늑장 공시 논란으로 곤욕을 치렀던 제약-바이오업계가 최순실 게이트로 또 다시 풍파에 휩싸였다.

최근 야당과 언론을 통해 최순실과 박근혜 대통령의 불법 줄기세포 시술 의혹이 본격적으로 제기되며 정부가 야심차게 추진했던 줄기세포 등의 바이오산업 육성 정책 마저 특혜성이라는 지적이 잇따르면서 바이오 업계가 직격탄을 맞았다.

박근혜 대통령이 2010년 국회의원 시절 얼굴 미용 등을 위해 줄기세포 시술을 받았다는 의혹이 제기됐으나 사실은 확인되지 않았다. 김기춘 전 대통령 비서실장까지 일본으로 건너가 면역세포치료를 받았다는 의혹이 불거지자 바이오 관련 테마주가 일제히 하락세를 보였다.

박근혜 대통령이 취임 후 바이오 신약과 줄기세포 분야에 관심을 보이면서 줄기세포 치료제 임상시험 규제완화 정책도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특혜 의혹에 휘말리면서 바이어 업계의 주가가 동반 급락했다.

특히 이번 의혹의 중심에 서 있는 차병원과 차움 계열사인 차바이오텍은 21일 주가가 8.46% 급락한데 이어 지금까지 이렇다 할 반등세를 보이고 있지 않다. 다른 바이오 업계 주식도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메디톡스는 23일 4%대 하락을 기록한 데 이어 24일 오전에도 10.66% 하락한 수치를 보였고 코오롱생명과학, 휴젤, 코미팜 등도 2~3%대 하락세를 보이고 있다.

청와대가 다양한 종류의 의약품을 대량 구매 한 것으로 드러나면서 제억업체도 곤혹스러워 하고 있다.

22일 더불어민주당 김상희 의원이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서 받은 자료를 바탕으로 청와대가 발기부전 치료제인 비아그라와 팔팔정, 제2의 프로포폴로 불리는 에토미데이트리푸로주,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 태반주사, 감초주사, 마늘주사 등 의약품을 대량 구매했다고 밝힌 것.

청와대는 비아그라 등 발기부전 치료제는 해외 순방시 고산병을 예방하기 위해 구매했고, 나머지 의약품은 건강관리나 응급 의약품이라 해명했지만 의혹이 증폭되고 있다.

관련 제품들을 취급하는 몇몇 제약 업체들은 드러내진 않았지만 고심하고 있는 표정이 역력하다. 업계에 따르면 청와대는 의약품 유통업체를 통해 주사제를 구매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품이 거론된 녹십자는 ‘우리와 무관하다’며 곤혹스러워 했다. 타 제약사들도 “뜻하지 않게 거론될 뿐이다. 큰 문제는 없다”, “시국이 시국이니 만큼 관련 코멘트는 힘들다”는 조심스런 반응을 보였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일로 정부의 바이오산업 지원정책 위축될까 우려하고 있다. 이미 최순실과 차은택이 관련된 것으로 밝혀진 후 특혜 의혹을 받고 사업이 취소되거나 예산이 삭감된 문화사업의 전철을 밟을 수도 있다는 얘기마저 나오고 있다. 한미약품 사태로 한동안 힘들었던 바이오 제약업계가 최순실 게이트를 극복하고 다시 비상할 수 있을지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송영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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