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살 아이도 누가 ‘사회적 힘’ 있는지 안다(연구)

3살 아이도 누가 ‘사회적 힘’ 있는지 안다

사회적 힘이란 모호하고 추상적인 개념이다. 초창기 인류에겐 생존능력이라는 비교적 단순한 개념이었지만 오늘날은 보다 다양한 유형으로 분류된다. 종류가 다양한 만큼 각 사회적 힘을 이해하기 시작하는 연령대도 각기 다르다.

아이들의 세계에선 몸집이 큰 아이가 작은 아이를 압도한다. 기본적으론 육체적이고 물리적인 힘이 사회적 힘을 결정한다는 것이다. 그렇다면 아이들은 신체적인 힘을 제외한 또 다른 유형의 사회적 힘도 이해할 수 있을까. 아동발달(Child Development)저널에 실린 새로운 논문이 사회적 힘을 감지하는 아이들의 능력을 확인했다.

이번 연구에 따르면 3살만 되도 아이들은 사회적 힘을 해석하는 능력이 생긴다. 단 모든 유형의 사회적 힘을 이해하는 건 아니다. 5~6살 아이들은 공동체 구성원 사이에 형성되는 사회적 규범을 만드는 사람이 사회적 힘을 가진 사람이란 사실을 인지했다. 또 7~9세에 이를 때까지도 다른 사람에게 무슨 일을 하라고 주문하는 일은 사회적 힘으로 인지되지 않았다.

연구팀은 박물관 관람을 온 아동들을 대상으로 크기와 모양이 같은 두 캐릭터 중 한 캐릭터가 다른 캐릭터에게 사회적 힘을 행사하는 모습이 담긴 삽화를 보여줬다. 아이들이 나이와 성별을 기준으로 편견을 형성할 수 있단 점을 고려해 캐릭터의 나이와 성별은 실험참가아동과 동일한 것으로 설정했다.

연구팀은 삽화를 보여주면서 그 속에 담긴 이야기를 아이들에게 들려주고 둘 중 어떤 캐릭터가 사회적 힘이 있는지, 또 그 이유는 무엇이라고 생각하는지 물었다. 그 결과, 3세 아동은 ‘목표 성취’를 주도하는 쪽이 사회적 힘을 가진 쪽이라고 인지하는 능력을 보였다. 가령 다음과 같은 이야기다.

“플립과 블립은 디저트를 먹고 싶다. 플립은 아이스크림을, 블립은 사탕을 원한다. 그들은 함께 상점에 갔다. 플립과 블립이 같이 간 곳은 아이스크림 가게로, 둘은 모두 아이스크림을 샀다.”

3세 아동은 이 이야기에서 자신이 먹고 싶은 것을 산, 즉 자신의 목표를 성취한 플립을 사회적 힘을 가진 존재라고 말했다. 반면 5~6세 아동은 ‘사회적 규범’이란 관점에서도 사회적 힘을 가진 존재를 분별해내는 능력을 보였다. 가령 한 아이가 빨간색이 가장 좋은 색이라고 칭하며 모두 빨간색 옷을 입어야 한다고 말했을 때 다른 아이들이 그 규범을 따라 빨간 옷을 입기 시작한다면 빨간색이 좋은 색이란 규범을 만든 아이가 사회적 힘이 있다고 인식했다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7~9세 아동도 분별하지 못한 사회적 힘이 있다. 두 아이가 함께 블록을 가지고 놀면서 한 아이가 다른 아이에게 집을 만들라고 요청하고, 그 요청에 따라 집을 만든 상황이다. 이 경우 10세 미만 아동들은 집을 만들라고 요구한 아이가 사회적 힘이 있단 사실을 인지하지 못했다.

연구팀은 이번 실험을 통해 볼 때 세 살이란 상당히 어린 나이에도 사회적 힘을 인지하는 능력이 있단 사실을 확인했다. 단 연령별로 인식할 수 있는 수준은 달랐다. 사회적 규범이나 명령을 따르는 상황을 기준으로 했을 땐 사회적 힘을 가진 존재를 파악하는데 시간이 필요한 것으로 보인다는 설명이다. 목표 성취라는 상황과 달리 ‘의무’ 혹은 ‘허가’라는 추상적인 개념이 적용되기 때문일 것으로 보인단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또 이번 연구는 중산층 가정을 배경으로 진행됐기 때문에 이와 다른 여건과 문화를 가진 아동에게는 전혀 다른 결과가 나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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