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무례함, 전염병처럼 번진다”

무례한 태도는 업무공간에서 전염성 있는 세균 같은 역할을 한다. 상처가 되는 발언, 생색내거나 무시하는 태도는 다른 사람에게 상처가 되지만 감기처럼 한 사람에게서 다른 사람에게로 옮겨가기도 한다는 것이다. 왜 무례한 행동은 한 공간에 있는 사람들 사이에 강한 전염력을 보이는 걸까.

응용심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면역력이 떨어질 때 감기에 걸릴 확률이 높아지듯 생각과 행동을 제어하는 능력이 미약해질 때 무례한 태도가 스며들기 쉽다.

미국 아칸소대학교 연구팀은 직장인 실험참가자 70명을 대상으로 그들의 직장동료에 대한 몇 가지 질문을 던졌다. 그리고 열흘간 하루 세 차례(아침, 점심, 늦은 오후)씩 연구팀이 제공한 질문지에 답하도록 했다. 이 질문지에는 동료에게 무례한 행동을 했는지, 반대로 동료가 자신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였는지 등에 대한 질문이 담겨있다.

연구팀은 스트룹 테스트도 진행했다. 이 테스트는 특정 색깔의 이름을 그 색과는 다른 또 다른 색으로 적어 둘 사이의 차이를 얼마나 빨리 알아챌 수 있는지 검사하는 테스트다. ‘파란색’이라는 단어를 빨간색 펜으로 적는 식의 방식이다. 그 차이를 재빨리 인식하기 위해서는 스스로를 제어하는 자기 통제력과 집중력이 필요하다.

스트룹 테스트를 실시한 이유는 이 테스트를 받는 동안 자기 제어에 어려움을 느끼는 사람이 다른 사람에게 공손하고 정중한 태도를 유지하는데도 어려움을 느낄 것이라고 판단됐기 때문이다. 상대방에게 난폭하고 공격적인 언행을 보이기 쉬울 것이란 설명이다.

연구팀의 이 같은 가설은 실험결과를 통해 어느 정도 일리가 있음이 입증됐다. 스트룹 테스트 성적이 좋지 않은 사람일수록 다른 사람에게 예의에서 어긋나는 무례한 태도를 보일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그렇다면 한 사람의 무례한 태도가 같은 공간의 다른 사람에게까지 전염되는 원인은 어디에 있을까. 이는 누군가의 무례함을 경험한 사람이 자제력을 잃으면서 또 다른 사람에게 무례한 태도를 보이기 때문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무례한 태도를 참는 것은 많은 에너지를 필요로 하는 작업이기 때문에 결국 에너지가 고갈되면 더 이상 참을 수 없는 상태에 이른다는 것이다. 즉 ‘자아 고갈 이론’이 적용된다고 볼 수 있다.

누군가 불쾌한 태도를 보이면 상대방에게 반론을 제기할 것인가, 무시하고 넘어갈 것인가 고민하는 단계가 필요하다. 또 상대방의 태도가 타당한지, 부당한지를 판단하는 시간도 필요하다. 이런 생각을 하는 동안 에너지가 고갈되고 자기 통제를 위한 에너지는 부족해진다는 것이다. 서로 윽박지르고 타박하는 기업문화가 개선돼야 하는 이유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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