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루 10분 숨가쁜 동작, “사망 위험 13% 감소”

우리나라는 OECD 국가들과 비교했을 때 전체연령에서의 비만율은 아직까지 낮다. 하지만 소아-청소년 비만율은 평균을 넘어섰다. 이러한 소아-청소년 비만이 당뇨병이나 심혈관 질환으로 만성화되는 것을 막아야 한다는 것이 과제로 떠오르고 있다. 최근 세계비만연맹(World Obesity Federation)은 2025년에는 20만 명 이상의 한국 소아-청소년이 비만으로 인한 성인병에 노출될 것으로 전망했다.

대한비만학회는 지금과 같은 추세로 소아-청소년 비만율이 증가한다면, 이로 인한 사회경제적 비용은 국가 예산을 위협하는 가장 큰 지출 중 하나가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있다. 비만학회는 지난 11일 ‘제7회 비만예방의 날’을 기념하여 진행된 정책토론회의에서 “선진국 못지 않게 비만율이 높아지고 있는 지금이 바로 비만 ‘예방’을 하지 않으면 안 되는 마지막 시기”라면서 “소아청소년의 비만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발생하고 치료가 매우 어렵기 때문에, 예방을 통해 비만율을 낮추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이날 토론회에 참여한 많은 전문가들은, 우리 사회가 비만 예방에서 매우 중요한 요인인 신체활동의 중요성을 간과하고 있다는데 뜻을 모았다. 하루 10분정도의 ‘숨 가쁜 움직임’만으로도 심혈관질환 위험은 15%, 사망 위험은 13% 감소시킬 수 있다고 했다. 또한 신체활동은 심폐 근력 증대, 중추 및 말초신경계의 적응력 향상, 근지구력과 골밀도 강화 등, 영양만으로 충족할 수 없는 건강 지표를 개선할 수 있는 유일한 대안이다. 그럼에도 우리나라는 아직까지 비만 문제를 체중감소나 다이어트와 같은 개인적 문제로 보는 경향이 남아있어, 신체활동을 운동이나 스포츠로 한정하는 것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이날 발표자로 참여한 박동호 교수(인하대학교 스포츠과학과)는 “신체활동량은 비만 예방 목적인 합병증 예방, 사망률 감소와 직결되는 건강 지표로, 적정량의 신체활동 없이는 비만으로 인한 위험을 막을 수 없다”고 했다. 또한 정소정 교수(건국대학교 의과대학 소아청소년과)도 “신체활동에 대해 스포츠나 운동 이상의 개념으로 바라 봐야 한다. 지역사회 내 공원이나 안전한 활동공간의 확보, 도보 환경 개선과 같은 공중 보건의 관점에서 신체활동을 활성화시킬 수 있는 방안을 고민해야 한다”고 전했다.

오상우 교수(동국대학교 의과대학 가정의학과)는 “캐나다에서는 자녀의 신체활동에 쓴 비용에 대해 세금공제 혜택을 주고 있는데, 이것은 가정에서부터 신체활동을 실천할 수 있도록 장려하는 정책이다. 비만정책 수립에 있어서 개인과 가정은 물론 학교와 지방자치단체까지도 자발적 실천, 지속할 수 있는 동기부여 요소가 매우 중요하다”고 말했다.

대한비만학회는 비만 정책이 수립되기 위해서는 우리나라 국민의 특성을 반영한 신체활동 지침과 이를 위한 실태조사가 우선적으로 선행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현재 우리나라 소아청소년의 신체활동 지침은 국제기구나 다른 선진국의 기준을 차용한 부분이 많아, 보다 한국인에 맞춰진 현실적이고 실효성 있는 신체활동 가이드라인 개발이 필요하다. 하지만 가이드라인 개발의 근거가 되는 우리나라 국민들의 체력 수준과 관련된 조사결과는 아직 많이 부족한 상황이다.

정소정 교수는 “주5일제 실시로 신체활동 증가를 기대했으나, 오히려 학습시간이 늘고 앉아있는 시간이 증가하는 결과를 가져왔다”며, “신체활동량 보다는 ‘앉아있는 시간’ 줄이는 것을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가장 큰 문제는 이러한 신체활동 저하의 원인과 기준을 규명할 근거 데이터가 많이 부족하다는 것”이라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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