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트레스, 건강한 지방 혜택 빼앗아”

스트레스는 숙면을 방해하고 노화를 촉진하며 업무 시 잦은 실수를 유발하도록 만드는 원인이 된다. 다방면으로 삶의 질을 떨어뜨린다는 것이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스트레스는 고지방 다이어트를 할 때 칼로리 소모 효과를 떨어뜨리는 부작용도 일으킨다. 

이번 연구를 이끈 미국 오하이오주립대학교 정신의학과 얀 키콜드 글레이저 교수는 “스트레스는 우리 몸이 음식을 처리하는 과정에 변화를 일으킨다”고 말했다.

글레이저 교수팀은 실험참가자들이 스트레스를 받는 사건을 경험하고 난 뒤 ‘건강한 지방’이 포함된 고칼로리 아침식사를 하자 스트레스를 받지 않았을 때보다 칼로리 소모량이 줄어든다는 점을 발견했다.

더불어 실험참가자들의 혈액에서는 건강에 해가 되는 물질의 수치가 상승하는 것도 확인했다. 이는 트랜스지방처럼 ‘나쁜 지방’을 아침으로 먹었을 때 일어나는 현상과 유사했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자들을 두 그룹으로 나눠 비스킷, 그레이비(육즙 소스), 달걀, 칠면조 소시지가 포함된 아침식사를 제공했다. 한 그룹은 포화지방산이 든 야자유를 이용해 만든 요리, 또 다른 한 그룹은 단일불포화지방산으로 구성된 해바라기유로 만든 음식을 주었다. 후자에 해당하는 지방이 ‘좋은 지방’으로 불리는 기름이다. 두 그룹의 식사는 조리 시 사용한 기름을 제외하곤 동일한 재료와 조리법으로 만들어졌다. 총 930칼로리에 해당하는 고칼로리 식단으로 지방은 60g 포함돼 있다.

실험참가자 중 일부는 치매가 걸린 부모를 돌보는 일 혹은 거실바닥에 아이가 페인트를 쏟는 사건처럼 스트레스를 받는 일을 경험한 다음날 아침 이 같은 식사를 했다. 그리고 이처럼 스트레스를 받은 사람은 건강한 지방으로 만든 식단의 혜택을 받지 못했다.

나쁜 지방이 들어간 식사를 한 사람들은 염증이 증가하고 동맥에 플라크가 쌓일 가능성을 높이는 고혈압 표지가 발견됐다. 반면 좋은 지방을 먹었을 땐 이 같은 염증 표지가 줄어들었다. 반면 건강한 지방을 먹었어도 스트레스 수치가 높다면 나쁜 지방을 먹었을 때와 동일한 혈액검사 결과가 도출됐다.

‘분자정신의학(Molecular Psychiatry)저널’에 실린 이번 논문은 저칼로리 식단을 유지하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스트레스가 미치는 영향은 확인하지 못했다는 점에서 한계가 있다. 하지만 스트레스가 체중 감량을 방해할 가능성을 높인다는 점만은 분명하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군것질하는 일이 잦아지고 수면의 질이 떨어지며 운동을 잘 안하려는 경향이 생기기 때문이다. 또 이번 연구는 건강한 지방을 먹더라도 스트레스를 받지 않도록 노력해야 한다는 점을 시사한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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