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영란법 시행, “수술날짜, 입원실 부탁도 해당”

김영란법(부정청탁 및 금품 등 수수의 금지에 관한 법률) 및 그 시행령이 28일 시행에 들어갔다. 김영란법 적용을 받는 기관은 중앙-지방행정기관, 공직유관단체, 각급 학교, 언론사 등 모두 4만919곳에 달한다. 직접 적용대상은 공무원을 비롯해 공직유관단체 임직원, 사립학교 교직원, 언론사 임직원 등이다.

이들에게 법에서 금지하는 부정청탁을 하거나 금품 등을 제공하면 누구나 처벌을 받는 만큼 김영란법은 사실상 모든 국민들에게 적용된다. 대학병원 등도 김영란법 대상이기 때문에 병원도 비상이다. 입원실 부탁이나 수술날짜를 빨리 잡아주는 등 기존의 잘못된 관행도 단속대상이기 때문이다.

김영란법 시행에 따라, 병원에 근무하는 지인을 통해 수술이나 검사를 빨리 받게 해달라고 요청하고, 2인실 등에 비해 상대적으로 입원료가 저렴한 다인실을 잡아달라는 부탁이 이제 통하지 않게 된 것이다. 병원에서 접수 순서를 변경하는 행위는 국가권익위원회가 공개한 김영란법 문답(Q&A) 사례집에서도 정상적 거래 관행을 벗어난 대표적 부정청탁의 사례로 꼽히고 있다.

수도권의 한 대학병원 관계자는 “지금까지 오래 기다려야 하는 수술이나 검사 등을 빨리 받게 해달라는 부탁을 많이 받아 왔던 게 사실”이라며 “병원의 방침에 따라 김영란법 시행 이후 원칙적으로 이런 부탁을 모두 거절하고 있다”고 했다.

진료에 관련된 청탁뿐만 아니라 제약회사 직원 등과의 식사, 물품제공 등도 바짝 신경을 써야 한다. 김영란법에 따라 허용 가능한 식사, 선물 등의 상한선이 정해져 있지만, 자칫 부주의로 인해 이를 초과할 경우 ‘시범 케이스’로 적발될 수도 있기 때문이다.

이번 김영란법 시행으로 환자나 보호자가 의료진에게 건네던 감사 선물 등도 사라질 전망이다. 김영란법은 외부 강의 등이 우회적인 금품 수수 수단으로 악용되는 것을 막기 위해 일정한 금액을 초과하는 외부 강의 사례금도 규제한다. 따라서 의료진은 외부 강의에 나설 때도 사례금 액수에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

김영란법 시행이 시작되면서 이른바 ‘란파라치(김영란법+파파라치)’가 신종 직업으로 떠오르고 있다. 김영란법 위반사실을 알게 되면 누구나 해당되는 사람의 소속기관이나 그 감독기관, 감사원 또는 수사기관, 국민권익위원회에 신고할 수 있다.

김영란법에 따라 부정청탁을 한 사람은 그 실현 여부와 관계없이 제재대상에 해당해 과태료 부과대상이다. 부정청탁을 들어준 공직자 등은 형사처벌 대상이다. 김영란법은 부정청탁 금지 규정을 어긴 개인은 물론 개인이 속한 법인, 단체에 대해서도 벌금이나 과태료를 부과하는 ‘양벌규정’을 두고 있다. 김영란법에 적발된 직장인은 상당기간 본인 뿐 아니라 조직에도 피해를 입혔다는 부담감에서 벗어나지 못할 것으로 보인다. 김영란법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국민권익위원회 홈페이지에서 찾아볼 수 있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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