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누드를 통해 인간존재의 가치를 증명하다

● 이재길의 누드여행(43)

프란세스카 우드먼(Francesca Woodman, 1958-1981, 미국)

사진 속 모든 사유의 대상들은 내면을 투영하는 거울과 같은 존재로 인식되고 있다. 잠상이 드러나는 순간, 내면의 형체가 숨김없이 드러나는데 이를 우리는 사진의 본질이라고 일컫는다. 사진은 너무나 솔직하고 정직하게 인간의 존재적 가치를 담아내 왔는데, 이러한 사진의 특성을 통해서 가장 인간적인 아름다움을 담아낸 사진가로 미국 여성 사진가 프란세스카 우드먼(Frencesca Woodman)을 대표적으로 꼽을 수 있다.

예술가 부모님의 영향을 받으며 자란 그녀는 정사각형의 카메라 프레임 안에 자신의 상상 속 시·공간을 담아내었다. 어린 10대 시절부터 사진작업을 시작한 그녀는 자신의 존재적 가치에 대한 끊임없는 탐구를 시작하였는데, 그녀의 나이와 어울리지 않는 깊은 슬픔과 고독, 외로움과 애환을 자학적인 행동들을 통해 독특하게 표현하였다. 카메라 앞에서 기이하고, 이해하기 힘든 행동들을 반복적으로 하는 그녀의 모습 속에서 인간의 새로운 이면과 그 안에 존재하는 내재된 외로운 실체를 보는 듯하다.

그녀의 사진은 마치 거울에 비쳐진 또 다른 존재들을 바라보는 착각을 일으키게 한다. 옷을 벗은 채 카메라 앞에서 포즈를 취하는 그녀 모습은 그 어떠한 방해를 받지 않은 채 자유로운 세계를 꿈꾸는 인간의 본질적 모습이 투영된다. 자신만의 표현이 깃든 연출된 괴이한 행동들에서 신비로운 여인의 향기를 내뿜는 신화 속 주인공의 모습이 연상된다. 또한, 일상적인 공간이 아닌, 버려진 폐건물 속 공간에서 절규하는 듯한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녀에게서 표현할 수 없는 묘한 성적 호기심이 느껴진다.

프란세스카 우드먼은 단순히 허름하고 볼품없는 공간에서 자신의 누드에 대한 호기심 때문에 이러한 사진들을 찍은 것이 아니었다. 그녀의 누드를 통해 드러나는 존재의 실체들을 사진 속 공간 안에 투영함으로써 여성의 누드를 마치 빛나고 살아 숨쉬는 환상 속 존재로 재현하였다. 그렇기에, 부끄러움 없이 과감히 포즈를 취하고 있는 그녀의 모습으로부터 기존에 찾아볼 수 없는 에로티시즘의 새로운 이면을 경험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여성이 지닌 섹슈얼리티의 진수가 더욱 진하게 전해진다. 그녀의 사진에 비치는 에로티시즘에는 희로애락이 존재하며, 그 안에서 강렬한 생명력을 느낄 수 있다.

프란세스카 우드먼의 누드는 존재가 지닌 가장 아름다운 본체가 무엇인지 있는 그대로 보여주는 만큼 특별한 의미가 있다. ‘누드’는 그녀 자신의 모습을 표현하기 위한 ‘실체’이며, 인간존재의 본질적 가치를 증명하는 ‘실제’였던 것이다. 자신의 존재적 가치를 향한 그녀의 끊임없는 탐구는 여성의 새로운 에로티시즘을 개척하는 여정을 의미하고, 그녀의 누드는 내면과 외면에 공존하는 섹슈얼리티의 실체임을 사진 속에 고스란히 보여주는 것이다. 그것은 그녀가 정의하는 ‘아름다움‘인 것이다.

그녀의 사진을 보면 삶을 향한 탐구적 시선들을 여실히 느낄 수 있다. 카메라 렌즈에 투영되는 자신의 모습을 향한 열렬한 시선 속에 감출 수 없는 그 존재, 그것은 오로지 누드를 통해서만 증명할 수 있는 실체였다. 23세의 나이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그녀는 ‘삶’ 자체가 예술로서 승화된 결과물임을 자신의 누드를 통해서 진한 감동으로 증명하고 있는 것이다.

※ 사진 출처

[사진.1] http://www.artnet.com/artists/francesca-woodman/

[사진.2] http://www.artnet.com/artists/francesca-woodm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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