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 건강이 걱정된다면… “하루 2-3잔 커피가 도움”

최근 서울에서 C형 간염 집단 감염 사태가 또 발생하면서 간 건강이 새삼 주목받고 있다. 이번에도 역시 일회용 주사기 재사용이 원인으로 추정되고 있다. 환자를 치료하는 의료진의 윤리와 위생관리의 중요성을 다시 일깨워주고 있다.

간은 사람의 몸에서 ‘화학 공장’ 역할을 한다. 단백질 등 우리 몸에 필요한 각종 영양소를 만들어 저장하고 탄수화물, 지방, 호르몬, 비타민 및 무기질 대사에 관여한다. 소화 작용을 돕는 담즙산도 생산한다. 특히 간에는 면역세포가 있어 우리 몸에 들어오는 세균과 이물질을 제거하는 일을 한다. 약물이나 몸에 해로운 물질을 해독하는 것도 중요한 기능 중의 하나다.

이렇게 중요한 간 건강이 최근 위협받고 있다. OECD국가 중 간암사망률 1위라는 통계가 그 심각성을 말해주고 있다. 최근 많은 사람들이 간 건강을 위해 음주를 줄이고 위생에 신경 쓰는 것은 반가운 일이다. 평소 일상생활에서 간 건강을 위해 실천할 수 있는 일은 어떤 것이 있을까? 운동이나 몸에 좋은 음식도 필요하지만, 우리가 매일 마시는 커피를 빼놓을 수 없다.

커피를 적당히 섭취하면 B형, C형간염, 비알콜성지방간염 등 간염을 호전시키고 간경화, 간암으로 진행하는 것을 늦춘다는 연구결과가 꾸준히 나오고 있다. 커피가 당뇨병, 심장병, 담석증, 파킨슨씨병, 뇌졸중위험률을 낮춘다는 보고도 많다.

안상훈 연세대 세브란스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커피가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사실은 간 전문가라면 누구나 이 사실을 인정하고 있다”면서 “커피 안에는 카페인 외에도 탄수화물, 지방, 미네랄, 단백질 등 100가지 이상의 성분이 들어 있는데, 이 성분들이 서로 작용해 간을 보호하는 효과를 나타내는 것으로 추정된다”고 했다. 특히 커피 속의 폴리페놀 성분은 항산화, 항염증, 항암효과를 보이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외국에서도 커피가 간 건강에 도움이 된다는 연구들이 잇따라 발표되고 있다. 최근에는 영국 사우샘프턴대학교 연구팀의 논문이 주목을 끌고 있다. 연구팀은 6개국에서 약 50만 명을 대상으로 오랫동안 진행된 9가지 연구결과를 분석했다. 그 결과 매일 2잔 정도의 커피를 마신 사람은 간경화에 걸리거나 이로 인해 사망할 가능성이 낮은 것으로 나타났다.

간경화(간경변증)는 만성적인 염증으로 인해 간 조직에 작은 덩어리가 만들어져 굳어지는 현상이 발생, 간의 기능이 저하되는 질환이다. 만성 B형 간염이나 C형 간염, 지속적인 과음과 간 독성 물질의 사용 등으로 간의 염증이 계속되면 간경변증을 앓게 된다. 이를 방치하면 간암으로 이어져 결국 사망까지 할 수 있다.

시중에서 판매되는 커피 종류는 천차만별이기 때문에 커피의 간 보호효과를 일률적으로 단정할 순 없다. 안상훈 교수는 “필터링을 통해 폴리페놀을 제거한 레귤러커피와 그렇지 않은 에스프레소와의 비교연구가 많지 않고, 한 잔의 용량도 연구마다 차이가 있기 때문에 커피의 간 보호효과는 연구가 더 필요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그는 “커피 생두를 불에 볶는 과정(로스팅)에 따라 많은 성분이 없어지는 등 효과가 다를 수 있다”면서 “하지만 하루에 적어도 2잔 이상 커피를 마시면 간이 좋아진다는 사실은 분명한 것 같다”고 했다.

여러 연구에서 확인된 커피의 간 보호효과를 과신하고 무턱대고 커피를 마시면 부작용이 있을 수 있다. 커피를 가급적 피해야 하는 위궤양 환자나 평소 카페인에 민감한 사람은 조심해야 한다. 카페인에 의해 가슴 두근거림, 불안, 불면증, 신경과민, 메스꺼움, 구토 등이 생길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나라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카페인 일일 섭취권장량은 성인은 400mg, 임신부는 300mg, 어린이는 체중 1kg 당 2.5mg 이하로 분류돼 있다. 캔 커피 한 개에 들어 있는 카페인은 74mg, 커피믹스 한봉(12g)에는 69mg 함유돼 있다. 카페인은 커피뿐만 아니라 다른 음료에도 들어있다는 것을 주의해야 한다. 녹차 한잔(티백 하나 기준) 15mg, 콜라 한캔(250ml) 23mg, 초콜릿 한개(30g) 16mg, 커피우유 한개(200ml) 47mg, 그리고 커피맛 빙과(150ml)에는 29mg의 카페인이 포함돼 있다.

카페인은 동전의 양면처럼 긍정적인 면과 부정적인 면을 동시에 가지고 있다. 카페인의 민감도는 개인에 따라 다를 수 있으므로 본인 스스로 카페인 섭취량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지금까지의 연구결과들을 보면 하루 2-3잔의 원두커피는 건강에 큰 문제가 되지 않고 간을 좋아지게 할 수 있다. 그렇다고 커피를 억지로 마실 필요는 없다. 건강을 위해서는 어느 한 가지 식품보다는 다양한 음식을 섭취해야 효과를 내기 때문이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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