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격의료 시범사업, “환자중심으로 설계해야”

야당과 대한의사협회 등 의료단체가 반대하고 있는 원료의료는 국회를 통과할 수 있을까. 보건복지부는 지난 6월22일 의사와 환자 간의 원격의료를 시행하는 내용의 의료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다. 여당인 새누리당은 찬성 입장이나 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 당, 정의당은 반대 입장을 표명하고 있어 현재로선 국회통과가 불투명한 상황이다.

이와 관련해 새누리당 김승희 의원이 24일 서울 여의도 국회회관에서 ‘원격의료 시범사업 평가를 위한 전문가 토론회’를 열고 원료의료에 대한 각계의 의견을 듣는 자리를 마련했다. 보건복지부는 이날 최근 진행된 원격의료 2차 시범사업 결과를 발표했다.

박동균 가천대 교수는 이날 “현재까지 시범사업에서 원격의료로 인한 이상반응의 증가는 보고되지 않았다. 원격의료 활성화 모델 개발과 실증사업에서는 2건의 이상반응이 보고됐으나 원격의료와의 인과관계는 없었다”면서 “원격의료는 가이드라인을 준수하면 안전하다”고 평가했다.

서울대 의대 김윤 교수는 “이번 시범사업은 대상자 수가 200-300명, 기간이 3개월에 불과해 객관성이 떨어진다”면서 “지난 1차 결과에 비해 설계나 분석기법이 향상된 것은 사실이지만, 관찰기간이 3개월에 불과하다. 통상 2년 이상 진행해야 학술적인 논문 근거로 인정받는데 기간이 너무 짧아 한계가 있다”고 했다. 이어 “연구 대상자도 1000명 이상은 돼야 근거를 인정할 수 있는데, 2차 원격의료 시범사업은 대상자(200-300명)가 너무 적어 아쉽다”고 했다.

김윤 교수는 “연구에서 시험군과 대조군의 차이를 명확하게 보여줘야 하는데, 대조군을 확보하지 않고 진행돼 연구의 실효성을 담보하기 어렵다”면서 “원격의료는 누구를 대상으로 어떤 서비스를 제공해야 효과적인지 여부를 잘 따져야 한다. 3차 시범사업에서는 환자중심의 설계방안이 필요하다”고 했다.

김형수 대한의사협회 의료정책연구소 연구조정실장도 “시험군과 대조군이 부족하고 연령 및 성별 구성에 있어 차이점이 있다”며 “원격의료는 안전성이 뒷받침돼야 한다”고 했다.

이날 김강립 복지부 보건의료정책관은 “원격의료의 성공요인은 바로 의료인들의 참여”라면서 “원격의료는 일본이나 중국, 싱가포르, 유럽 등 전 세계적으로 진행되고 있다. 이런 흐름에 뒤처지지 않도록 지금부터 서둘러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앞으로 3차 시범사업에서는 서비스 제공자가 아닌 대상자 중심으로 설계하는 등 각계 의견을 수렴하는 과정을 거치겠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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