덥고 습한데 오래 있으면, “실내 열사병 주의보”

‘마지막 더위’를 일컫는 말복이 16일이지만, 찜통더위가 수그러들지 않고 있다. 후텁지근한 날씨가 오래 이어지면서 몸과 마음이 지친 사람들이 많다. 이 시기에도 열과 관련한 응급환자들이 늘고 있다니 방심은 금물이다. 요즘 같은 뜨거운 날씨 때문에 생기는 응급질환으로는 열경련, 열실신, 열피로, 열사병 등이 있다. 여름철에 흔히 생기는 땀띠도 열 관련 질환이라 할 수 있다.

‘일사병(日射病)’은 열피로에서 열사병까지 여러 가지 뜻으로 혼용되어 사용되고 있지만, 사실 의학적으로 정의된 명칭은 아니다. 보통 햇빛에 노출되어 발생하는 열성 응급질환들을 통칭해 사람들이 일사병이라고 부르는 것이다.

근육이 수축되면서 몸 일부에 통증과 경련이 생기는 열경련은 주로 격한 운동을 하고난 후에 발생한다. 열실신은 일시적인 저혈압 때문에 생기는 증상이다. 열피로는 온도가 높은 환경에서 땀을 많이 흘리는데, 수분을 제대로 보충하지 못하는 경우에 생긴다. 피로나 어지러움, 두통, 구토 등이 주요 증상이다. 열사병은 체온 유지 기능에 문제가 생기면서 체온이 섭씨 40도 이상으로 올라가고, 의식에도 문제가 생기는 질환이다.

분당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 정재윤 교수는 “열경련, 열실신, 열피로의 경우에는 서늘한 환경에서 수액을 공급해주면서 전해질 균형을 맞춰주면 보통 회복이 잘 된다”면서 “그러나 열사병은 생명을 위협하기 때문에 신속한 진료가 필요하다”고 했다. 열사병이 의심되는 환자는 즉시 모든 활동을 중단하고 서늘한 곳으로 이동시켜야 한다. 옷은 느슨하게 하고, 환자가 의식이 떨어지는 단계라면 최대한 옷을 많이 벗긴다.

열사병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신속한 처치가 중요하므로 119에 구급차를 요청해야 한다. 의식이 정상이더라도 ‘뜨겁고 붉은 피부’를 보이거나 체온이 높은 경우에도 119에 알려야 한다. 구급차가 도착하기 전까지는 계속해서 냉각처치를 실시해야 한다. 열사병 환자들은 의식이 저하되어 있기 때문에 약을 포함해서 아무것도 먹이지 말아야 한다.

냉각을 위해서는 피부에 물을 흩뿌리고 부채질을 하거나, 겨드랑이와 사타구니에 얼음주머니를 대는 것이 좋다. 얼음은 흘러내리지 않도록 수건 등으로 싸서 대고, 얼음이 없다면 주변 가게의 아이스크림을 이용하는 것도 하나의 방법이다. 얼음은 가슴이나 배 위보다는 겨드랑이, 사타구니, 허벅지 안쪽이나 목 부위 등 신체의 오목한 곳에 대주는 것이 좋다.

위험한 열사병을 피하려면 직사광선에서 오래 활동하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 직사광선이 없더라도 덥고 습한 곳에서 오래 생활하다 보면 열사병이 발생할 수 있다. 특히 노인들은 온도조절증력이 젊은 사람에 비해 떨어지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열사병은 알코올 중독자, 정신과 약 복용자, 이뇨제 사용자, 심장질환자, 뇌혈관질환자, 치매 환자, 만성 폐질환 환자 등에서 잘 생기기 때문에 더욱 조심해야 한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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