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변량이나 색깔로 건강 상태 파악하는 법

폭염이 이어지면서 물을 들이키는 사람들이 많다. 후텁지근한 날씨 탓에 물을 자주 마시다보면 화장실도 자주 들락거리게 된다. 평소에는 무심코 지나치던 소변을 잘 살펴보자. 소변은 몸의 건강상태를 알려주는 바로미터 구실을 하기 때문이다. 소변량이나 색깔로도 건강 유무를 판단할 수 있는 것이다.

소변은 콩팥의 사구체에서 피가 여과되어 생기는 한외여과액이라는 오줌원액에서 비롯된다. 이것이 세뇨관을 거치면서 몸에 필요한 성분은 다시 흡수되는 과정을 거친다. 몸 속의 수분량에 따라 물의 흡수량이 조절된다. 이후 최종적으로 방광에 고였다가 몸 밖으로 배설되는 인체의 폐수가 바로 소변이다.

건강한 사람의 오줌은 투명하거나 엷은 황갈색이다. 과음을 하거나 과로한 경우에는 짙은 황갈색의 오줌이 나오지만 이는 병적인 상태는 아니다. 오줌이 붉은색이라면 피가 섞이는 혈뇨가 많다. 혈뇨는 젊은 여성의 경우 월경 전후에 나타나거나 성관계 후에도 나오는데 이 역시 정상이다. 남자에서는 소변이 끝날 때 나올 수 있는데, 이는 전립선염이나 충혈에 의할 때가 많다. 대개 음주 후 사정을 참거나 억지로 지연시킨 경우에도 올 수 있다. 이 역시 일시적이라면 큰 문제가 안 된다.

소변이 짙은 황색을 띠고 눈동자가 노랗다면 황달이다. 간이나 쓸개에 병이 있는 것이다. 검은색 소변은 흑색종과 같은 암에서 나타난다. 핏속의 포도당이 180ml/dl 이상으로 상승하면 오줌에 섞여 나온다. 오줌 눈 곳에 개미가 모이는 것을 보고 옛날 의사들은 당뇨병을 진단했다는 말처럼 당뇨병 때 보이는 현상이다. 세뇨관 기능에 이상이 있어도 당의 재흡수가 안돼 당뇨가 나타난다.

경희대병원 신장내과 이태원 교수는 “소변에 단백질이 섞이면 단백뇨라고 하는데 사구체신염, 만성신부전, 당뇨병성 신장병 등에서 나타난다”면서 “단백이 섞인 오줌은 표면장력이 커지므로 오줌을 눌 때 거품이 일어나면 병을 의심해야 한다”고 했다. 단백뇨가 심하면 몸이 붓는 부종증세가 나타난다.

술을 마시면 항이뇨 호르몬이 억제되어 소변량이 늘고, 그 결과 탈수가 되어 새벽에 갈증이 오게 된다. 하루 소변량이 500mL 미만으로 매우 적으면 신장의 기능이 갑자기 떨어진 급성신부전일 가능성이 많다. 평소 건강하던 사람의 소변량이 500 mL 미만으로 감소할 경우 응급상황으로 신속히 병원을 찾아야 한다.

하루 소변량이 3리터 이상인 다뇨증의 경우 뇌하수체에서 항이뇨 호르몬의 분비가 되지 않는 중추성 요붕증을 의심할 수 있다. 다뇨증은 당뇨병 환자에서 혈당조절이 불충분할 때 오는 삼투성이뇨에 의한 것이 더 흔하다. 소변량이 밤에 많은 경우는 야뇨증이라 한다. 야뇨증은 노인에서 자주 나타날 수 있다. 정상인의 경우 밤에 만들어지는 소변량은 낮에 비해 50% 정도 적다. 나이가 들면 상대적으로 밤의 소변량이 점차 늘면서 낮과 밤의 소변생성량이 비슷해진다. 노인은 밤에도 자다가 화장실에 가는 경우가 많은데 이는 노화과정으로 볼 수 있다.

밤에 물을 많이 마시거나, 커피 또는 알코올을 섭취한 경우에도 일시적인 야뇨증을 보일 수 있다. 또한 부종이 있는 사람은 낮에 활동 후 밤에 누우면 부종상태로 세포간질 내에 축적되어 있던 체액이 혈관내로 이동, 소변량이 늘어나서 야뇨상태가 될 수도 있다.

소변보는 횟수는 많지만 하루 소변량은 많지 않은 경우를 빈뇨라고 한다. 이는 다뇨증과 구분되어야 한다. 빈뇨 증상이 낮에만 있고 잘 때에는 없다면 신경성인 경우가 많다. 이태원 교수는 “빈뇨는 대개 세균에 의한 방광점막의 염증성 변화, 방광의 이물질, 결석, 또는 종양 등에 의한 방광자극으로 방광에 소변수용능력인 400mL의 소변이 차지 않았는데도 소변 마려운 감을 느끼게 된다”면서 “그러나 자꾸 화장실에 가더라도 소량의 소변만 나올 뿐인 경우가 많다”고 했다.

    김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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