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아기, 전신마취해도 괜찮을까요”

강윤식의 진료일기

최근 소아탈장으로 병원을 방문하는 아기들이 늘고 있습니다. 며칠 사이 20개월 된 아기를 비롯해 45개월 된 소아들의 탈장수술을 집도했습니다. 얼마 전에는 생후 60일 된 아기도 우측 서혜부탈장 진단을 받은 뒤 수술 예약을 하고 갔습니다. 또 저 멀리 베트남에 살고 있는 9살 된 교민 소녀도 부모님과 함께 수술 일정을 잡기 위해 병원을 찾아왔습니다.

60일 된 아기의 경우 아빠가 성형외과 의사 선생님이었는데, 국소마취가 가능하다는 이야기를 듣고 저희 병원을 찾아오셨다고 합니다. 9살 소녀의 부모님도 국소마취가 가능하다는 글을 읽고 비행기 티켓을 끊게 됐다고 합니다. 그간 여러 연구논문과 매스컴 등을 통해 전신마취의 지능 저하 위험이 알려지면서 사람들의 생각도 바뀌어 가는 것이 아닌가 싶습니다.

지난해 11월 미국 메이요클리닉센터가 발표한 연구논문에는 만 2세가 되기 전에 외과수술을 받아 마취제에 노출된 아이, 그 중에서도 전신마취한 아이의 경우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가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는 내용이 실렸습니다. 미국 컬럼비아대학 연구에서는 3살 이전 전신마취는 언어구사 및 인지능력을 떨어트리고, 특히 추리 능력 장애가 발생할 가능성이 또래보다 1.73배나 높다고 밝힌 바 있습니다.

전신마취에는 대부분 흡입마취제와 아산화질소가 사용됩니다. 이들 제제는 두뇌에 산소결핍증을 일으켜 일시적 기억상실, 환각, 환청 등의 부작용을 초래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견해입니다.

특히 성장기 어린이의 뇌는 시냅스(synapse)를 포함해 주요 신경회로들이 생성되는 시기여서 전신마취에 더 취약할 수밖에 없습니다. 네이처에서 발행하는 ‘신경정신약물학’ 저널에서도 전신 마취가 신경연접형성을 위한 적절한 균형을 바꾸면서 진행되기 때문에 뉴런 신호에 항상성을 방해한다고 발표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전신마취는 분명 발육 상태의 뇌에 안 좋은 영향을 미치는 만큼 그 위험성과 실효성 사이에서 신중한 판단을 내려야 합니다. 저희 병원에서는 소아탈장환자의 경우 잠깐 재운 사이에 국소마취를 하고, 1cm 정도 상처를 째고 수술을 합니다. 마취 걱정도 없고, 수술도 안전하고 간단합니다. 이러한 사실들이 더 널리 알려져서 모든 아기들이 안전하고 후유증 없는 탈장수술을 받게 되는 날이 하루빨리 오기를 기대해 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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