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강 이상을 알려주는 입 냄새 5가지

이성과의 첫 데이트에서 마늘향이 나는 음식을 먹는 사람은 없다. 입에서 혹시 냄새가 풍기지 않을까 염려되기 때문이다. 모닝커피를 마신 뒤에는 무설탕 껌을 씹는다. 이 역시 입 냄새를 피하기 위한 방법이다. 평소 칫솔질과 치실만 신경 써도 심각한 입 냄새는 피할 수 있다. 갓 딴 민트향처럼 향긋하고 상큼한 입 냄새를 기대할 순 없어도 적어도 역한 악취가 풍기진 않는다는 의미다. 그런데 이렇게 신경을 써도 심각한 입 냄새가 난다면 이땐 건강 이상 신호일 수 있다.

치과의사와 세균학자들은 부실한 구강위생 상태가 심각한 입 냄새의 주된 원인이라고 보지 않는다. 만성적으로 지속되는 나쁜 입 냄새의 첫 번째 원인은 수분 부족과 입 메마름이다. 체내 수분 결핍으로 입안이 건조해지면 박테리아가 번식하기 쉬운 환경이 조성되고, 이로 인해 입 냄새가 난다는 설명이다.

잠잘 때 입 벌리고 자는 습관 때문에 아침마다 입 냄새가 난다면 건강상 크게 해가 될 정도는 아니다. 이는 아침 양치질만으로도 해결이 가능하기 때문이다. 그런데 미국 건강지 프리벤션에 따르면 양치질 후에도 하루 종일 입 냄새가 지속될 땐 다른 건강상 문제를 고려해봐야 한다.

특정 약물 복용 = 항우울제, 항히스타민제, 고혈압약 등 병원 처방이 필요한 약을 먹고 있는 사람 중 75%가 입안이 건조해지는 부작용을 경험하고 있다는 보고가 있다. 만약 이 같은 특정 약물을 복용한 이후 입 냄새가 난다면 해당 약물을 처방해준 의사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약물을 교체할 수도 있고 무설탕껌을 씹는다거나 수분 섭취량을 늘리는 방법으로 입 냄새를 완화할 수 있다.

좀약 냄새 = 알레르기, 축농증, 후비루 등 코 안쪽 부비강 영역에 만성적인 질환이 있다면 입속에 사는 박테리아가 단백질을 ‘스카톨’이라는 물질로 전환시킨다. 스카톨은 지독한 악취를 풍기는 성분이다. 이럴 땐 병원에서 적절한 알레르기약을 처방 받거나 부비강을 소독할 수 있는 기구를 사용하거나 항생제를 복용하는 방법으로 냄새를 감소시킬 수 있다.

과일 향 = 입안에서 과일의 단향이 풍긴다면 당뇨가 있다는 증거일 수 있다. 혈류를 타고 흐르는 당은 세포 안으로 들어가 에너지로 쓰인다. 하지만 혈당이 높으면 이 같은 과정이 제대로 이뤄지지 않고 세포가 혈당 대신 지방을 에너지로 소모하게 된다. 이 과정에서 형성되는 부산물인 ‘케톤’이라는 유기화합물이 과일 향을 풍긴다. 입안에서 과일 향이 난다면 혈당 수치를 측정 받고 당뇨가 있는지 검사 받아보아야 한다는 것이다.

상한 우유 냄새 = 우유를 비롯한 유제품에 들어있는 유당(젖당)을 제대로 소화시키지 못하는 증상을 ‘유당불내증’이라고 한다. 유제품에 든 단백질을 분해하지 못하는 이 증상이 있으면 입안에서 쉰 우유 냄새가 날 수 있다. 유제품을 먹을 때마다 이 같은 입 냄새와 함께 설사, 복통, 복부팽만감 등의 증세가 나타난다면 유당불내증을 의심해볼 수 있다.

더러워진 기저귀 냄새 = 입안에서 썩은 냄새가 난다면 편도 혹은 편도선에 알갱이들이 생긴 ‘편도결석’일 수 있다. 편도염을 자주 앓는 사람에게 곧잘 생기는 편도결석은 목에 뭔가 걸린 느낌이 들거나 간질거린다. 이를 닦을 때 쌀알 크기의 노란 알갱이가 나오기도 한다. 지독한 입 냄새와 함께 이 같은 증상들이 동반된다면 편도결석 가능성을 의심하고 이비인후과에서 진단을 받도록 해야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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