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손이 약손?” 노인의 배탈이 특히 위험한 이유

휴가철인 요즘 배탈로 고생하는 사람들이 많다. 구토와 설사를 동반하는 식중독 환자도 늘어나는 시기다. 가족 중에 할아버지, 할머니가 설사를 하면 긴장해야 한다. 설사를 통해 수분이 대거 빠져 나가면 위험할 수 있기 때문이다.

몸의 체액량이 부족해진 상태를 탈수라고 한다. 젊은 사람에게는 큰 문제가 안 되지만 노인은 생명을 위협받을 수 있다. 병원에 입원하는 65세 이상 환자 중 약 절반이 탈수와 관련되어 있다는 통계 자료가 이를 뒷받침한다. 그 이유는 나이가 들수록 우리 몸의 수분 비율이 점점 줄어들기 때문이다. 유아는 체중의 약 70%가 수분이지만 노인은 50-55%로 떨어진다.

이는 나이가 들수록 물을 덜 마시는 것이 원인으로 꼽힌다. 노인은 감각기능이 약해지면서 갈증중추(thirst center)의 기능도 떨어져 체내 수분이 감소해도 목마름을 못 느끼는 경우가 많다. 또한 수분 저장 창고 역할을 하는 근육이 줄어들어 체내 수분량이 감소한다. 신장기능도 떨어져 수분 재흡수 기능의 감소로 소변량이 많아지는 것도 원인이다. 이 같은 이유로 노인들은 만성적인 수분 부족이 생길 수 있다.

이에 한국영양학회는 65세 이상 노인의 하루 수분 충분 섭취량을 2,100ml로 산출하고 이 중 1,000ml는 고형 음식, 1,100ml는 물과 음료에서 섭취하도록 가이드라인을 제시했다. 식중독으로 음식을 먹기 곤란하면 밥, 곡식, 채소 등 고형 음식에서 섭취하던 수분마저 감소하여 쉽게 탈수에 빠진다.

노인들은 설사를 할 경우 지사제를 복용하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설사는 세균이나 독소를 몸 밖으로 배출하려는 일종의 방어작용이다. 지사제는 말 그대로 설사를 멈추게 하지만 나쁜 균과 독소가 장밖으로 빠져나가는 것을 막아 병을 더 지속되게 하는 경우가 많다. 특히 점액질이 있는 변이나 피가 섞인 설사를 할 때는 상태가 더 위험해질 수 있다.

예전에는 설사를 하면 무조건 굶는 경우가 많았다. 음식을 먹으면 설사가 더 심해질 수 있다는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설사 후 금식을 하면 묽은 변이 장에 오래 머물러 그 안에 있는 세균이나 독성이 장을 만성적으로 예민하게 만든다. 특히 노인과 어린이는 설사 뒤 금식을 피해야 하는데, 면역체계가 성인보다 떨어져 식사를 통한 영양소 보충이 필수이기 때문이다.

탈수가 위험한 이유는 구토나 설사로 빠져나가는 체액 중에는 나트륨과 같은 염분도 포함되어 있어 전해질 불균형까지 초래할 수 있기 때문이다. 한국건강관리협회에 따르면 탈수 증상으로는 혀가 건조해지며 권태감, 졸림, 메스꺼움, 맥박 수 증가, 소변색이 진해지는 소변 농축 등이 나타나다가 전해질의 불균형에 이르면 근육운동 부조화가 나타난다. 여기에 탈수 증상이 심해지면 급성신부전, 심부전 등이 생기며 혼수상태에 이를 수 있다.

그렇다면 식중독으로 인해 구토와 설사로 고생할 때 수분 섭취는 어떻게 해야 할까? 일반적으로 식사는 정상적으로 하고 설사가 심하지 않으면 물을 자주 마시는 것이 좋다. 하루 6-8컵 정도 수분을 섭취하도록 신경 쓴다. 그리고 우유나 유제품, 고섬유질 음식, 지방, 코코아, 과일즙, 탄산음료, 술 등은 되도록 삼간다. 또 커피, 카페인 함유, 청량음료, 차 등은 이뇨 작용을 하므로 탈수를 더 악화시킬 수 있다.

식사량이 줄어들고 설사와 구토가 지속되면 탈수를 막기 위해 수분과 염분, 열량을 모두 보충해 줘야 한다. 물 500cc에 소금 1/4작은술(1.25g)과 설탕 1큰술(15g)을 넣어서 마시면 좋다. 이 밖에도 이온음료와 물을 1대1로 섞어 500ml를 만든 후 소금을 소량 섞어서 섭취하는 방법도 있다.

설사가 1-2일이 지나도 멎지 않거나 복통과 구토가 심해지고 식사를 전혀 하지 못할 때는 수분 섭취만으로는 탈수를 해결할 수 없는 상황에 이른 것이다. 이때는 병원에서 수액 치료를 받아야 한다. 열이 지속되거나 대변에 피가 섞여 나올 때도 병원을 찾아 적절한 치료를 받는 것이 좋다. 만약 항생제를 처방받았다면 증상이 좋아졌더라도 임의로 약을 끊지 말고 처방된 일수를 지켜서 복용한다.

김용 기자 ecok@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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