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지발가락 없이도 균형 잡을 수 있을까?

두발로 땅을 디디고 서거나 걷는 일은 숨 쉬는 일처럼 무의식적으로 별생각 없이 할 수 있는 행동이다. 하지만 일어서고 걷는 동작을 취하기 위해선 우리 몸안에서 많은 정보들이 공유되고 전달되는 바쁜 활동이 벌어져야 한다. 이런 정보들이 원활하게 교환돼야 균형을 잡고 똑바로 걸을 수 있게 된다. 그렇다면 우리 몸은 어떻게 균형을 잡을까. 미국 언론매체 허핑턴포스트에 따르면 다음과 같은 체내 활동들이 균형감각을 유지하는데 영향을 미친다.

귓속에서 중요한 일이 벌어진다= 귀는 듣는 역할만 하는 게 아니다. ‘내이’라고 불리는 귓속은 몸의 균형을 잡는 중요한 역할을 맡고 있다. 귓속 전정기관은 뇌에 균형을 유지하라는 신호를 전달한다. 구형낭과 난형낭이라는 두 구조는 직선 움직임을 모니터링하고 중력을 감지한다. 또 반고리관에 있는 림프액은 회전운동을 감지한다.

귓속에 문제가 생기면 균형잡기가 어려워진다는 의미다. 가령 귓속에 있는 칼슘 결정체가 원래 있어야 할 곳을 벗어나면 몸이 움직이고 있다는 잘못된 신호를 뇌에 전달하게 된다. 이로 인해 움직이지 않고 가만히 있어도 어지럼증을 느끼게 된다.

근육, 관절, 피부도 균형에 관여한다= 근육, 관절, 인대, 피부 등에 있는 감각수용기는 현재 자신이 어떤 공간에 있는지 감지하고 그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자기수용성 감각이라고 불리는 영역이 떨림, 통증, 압박감 등 다양한 감각정보를 받아들여 이 같은 역할을 수행한다.

가령 목에 있는 수용기는 머리가 어느 방향으로 돌아갔는지 감지하고 그 정보를 뇌에 전달한다. 또 무릎에 있는 수용기는 지면 상태에 따라 움직임을 어떻게 달리해야 할지 잘 알고 있다. 음주테스트를 할 때 한 손으로 코를 잡아보라고 요구하는 것이 바로 감각수용기 상태를 파악하는 방법이다. 술에 취한 사람은 손과 코 사이의 거리를 가늠하기 어려워 이 같은 동작을 잘 취하지 못한다.

나이가 들수록 균형감각이 떨어진다= 노화가 진행되면 균형 유지에 중요한 역할을 하는 시각, 전정기관, 자기수용성 감각 등 3곳이 전부 손상을 입기 시작한다. 이러한 손상은 근육강도와 유연성을 떨어뜨려 넘어지기 쉬운 몸 상태를 유도한다. 특히 65세 이상 연령대에 이르면 넘어져 부상을 입기 쉬워지므로 각별한 주의가 필요하다.

엄지발가락은 균형감각과 큰 연관성이 없다= 베트남전쟁 당시 일부 미국 젊은이들이 징병을 피하기 위해 고의적으로 엄지발가락을 절단했다. 이처럼 엄지발가락이 없어지면 활동에 어느 정도 제약이 생기는 것은 사실이다. 하지만 균형감각과는 생각만큼 밀접한 연관관계에 놓여있지 않다. 엄지발가락이 있을 때보단 없을 때 걷거나 달리는 속도가 느려지고 보폭이 좁아지지만 여전히 걷고 뛸 수 있다는 의미다.

편두통은 균형감각과 연관성이 있다= 편두통 환자 중 40%가 어지럼증을 느끼고 균형 잡기를 어려워한다. 편두통과 연관된 현기증이 있다는 것이다. 그 원인은 아직 불분명하지만 편두통이 있을 때 뇌에 정확한 신호를 전달하지 못하기 때문인 것으로 추정된다. 뇌가 눈, 귓속, 근육 등으로부터 전달받은 감각정보를 해석하는 활동이 느려지면서 일어나는 현상이다.

문세영 기자 pomy80@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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