넥시아 검증하다 피소된 안기종 대표, 무혐의 처분

한방항암제로 알려진 넥시아의 효능 검증을 요구하다 넥시아의 유효성을 주장하는 한의사 6명에게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피소됐던 한국환자단체연합회 안기종 대표에게 검찰이 무혐의 처분을 내렸다.

환자단체연합회는 지난 20일 성명을 내고 이런 사실을 전하며 “정부는 효능이 검증되지 않은 한방 항암제 치료를 받아 경제적, 정서적 피해를 입는 암 환자가 생기지 않도록 한방의 세계화를 위해 한방 항암제의 임상적 효능을 객관적으로 검증하는 제도를 도입하라”고 거듭 촉구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환자단체넥시아검증위원회를 발족해 지난 2014년 11월부터 본격적인 넥시아 검증 활동에 나섰다. 지난해 11월에는 1년간의 활동 내용을 언론에 발표한 뒤 보건복지부 한의학정책과에 활동 보고서를 제출하며 정부 차원에서 넥시아를 검증해달라고 주문하기도 했다.

환자단체연합회가 본격적인 넥시아 검증 활동에 나서자 넥시아를 처방하고 있는 한의사 6명은 지난해 6월 안 대표를 상대로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형사 고소했다. 3차례에 걸쳐 안 대표를 조사한 의정부지방검찰청은 지난 5월 24일 무혐의로 불기소 처분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한의사 6명이 안 대표를 형사 고소했을 때 이는 넥시아 효능 검증 활동의 공정성을 훼손하고 검증위원들의 사기를 꺾으려는 전형적인 비신사적 행위로 판단했다”며 “무고성 형사 고소를 제기해 환자단체들의 넥시아 효능 검증 활동을 방해하고, 안 대표에게 11개월간 사회적, 경제적으로 심각한 피해를 준 한의사 6명은 사과하라”고 강력히 촉구했다.

이와 더불어 환자단체연합회는 “한방 항암제로 암 환자를 치료하는 한의사와 치료받은 암 환자가 과학적인 임상 근거 없이 효과만 주장하거나 한방 항암제로 완치됐다고 투병 간증을 하는 것만으로는 절대 한방의 세계화를 이룰 수 없다”며 “보건복지부는 한방 항암제에 대한 임상적 효능 검증 체계 도입을 더 이상 미루지 말고, 사회적 공론화를 시작할 것”도 촉구했다.

환자단체연합회는 또 “대한한의사협회와 한의학 관련 전문 학회에서도 명확한 임상적 근거 없이 의료 현장에서 말기 암 환자를 대상으로 고액의 비용을 받고 무분별하게 사용되고 있는 일부 한방 항암제의 실태를 파악하고, 자율적인 효능 검증 활동을 전개해 암 환자의 혼란과 피해가 더 이상 확대되지 않도록 해야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넥시아는 옻나무 진액을 이용해 만든 한방 항암제로, 원래 넥시아는 개발 프로젝트의 이름이었다. 개발 이후부터 지금까지 넥시아의 유효성 논란은 끊이지 않고 있지만, 한의사의 넥시아 처방에는 아무런 문제가 없다. 현행 약사법에 따라 한의사는 치료용 한약과 한약제제를 조제할 수 있고, 제형 역시 탕액, 환제, 산제, 캡슐제 등으로 만들 수 있다.

한의사가 약사법에 따라 의약품을 조제해 환자에게 제공하는 행위는 의료행위로 약국개설자 등의 의약품판매에 해당하지 않는다는 것이 한의계의 설명이다. 환자단체들은 넥시아가 항암신약처럼 고가인데다 말기암환자가 기대는 최후의 보루이기 때문에 효능 검증이 꼭 필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실제 넥시아의 천연물 신약 버전인 아징스는 임상시험이 조기 종료된 채 결과가 공개되지 않고 있다. 이 때문에 눈미백술 검증 때처럼 보건의료연구원을 통해 넥시아를 신속히 검증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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