책에 둘러싸여 성장하는 게 좋은 이유

 

최근 국내작가가 세계 3대 문학상 중 하나인 맨부커상을 받았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독서에 대한 관심과 열정이 높아지고 있다. 독서 인구가 줄어드는 시점, 긍정적인 변화라는 평이다. 책이 주는 이점이 무엇이기에 독서에 대한 높은 관심이 이처럼 긍정적인 평가를 받는 걸까.

요즘에는 책벌레나 독서광이라고 불리는 사람을 주변에서 좀처럼 찾아보기가 어렵다. 스마트기기를 이용해 짧고 가벼운 글귀를 소비하는 시대가 왔기 때문이다. 시청각을 자극하는 매체의 편리성도 책과 거리를 두게 되는 이유다.

그런데 책을 많이 읽어야 할 또 한 가지 이유가 있다. 최근 경제학술지 ‘이코노믹저널(Economic Journal)’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최소한 아동기에는 책에 둘러싸인 생활을 해야 한다. 책을 자주 접하는 환경에서 성장한 아이일수록 향후 사회적으로 성공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확인한 것이다.

이번 연구를 진행한 이탈리아 연구팀은 유럽 9개국을 대상으로 실험참가자들의 데이터를 수집했다. 그 결과, 학교 교육과정에 필요한 책들 외의 다른 책들을 많이 읽고 자란 남성은 교과서를 제외한 다른 책은 거의 읽지 않고 성장한 남성들에 비해 성공한 사람으로 성장한 비율이 9% 높았다.

오스트리아, 벨기에, 체코공화국, 덴마크, 프랑스, 독일, 이탈리아, 네덜란드, 스위스 등에 거주하는 60~96세 남성들로부터 수집한 데이터 분석 결과다. 연구팀은 이들이 도시와 시골 중 어떤 환경을 배경으로 성장했는지, 학교를 다닌 기간은 얼마나 되는지, 10세 소년기 때 집에서 읽은 평균 독서량이 어느 정도 됐는지, 그들의 인생을 통틀어 총수입이 얼마나 되는지 등을 조사했다.

그 결과, 실험참가자들이 열 살 때 책을 50권, 100권, 200권을 읽었는지의 여부에 따른 상세한 차이점은 밝히지 못했다. 하지만 적어도 해당 나이 때 10권 이상 책을 읽었는지 아닌지의 여부에 따라서는 확실히 총수입에 있어 차이점을 보였다.

물론 이번 연구논문은 여러 한계점을 가지고 있다. 인터넷과 컴퓨터, 스마트기기 등이 사용되기 이전 세대를 대상으로 한 조사라는 점에서 오늘날 아동에게 책이 미치는 영향을 확인한 것은 아니다.

또 집에서 책을 읽는 시간이 많았다는 것은 다른 부분에 있어서도 전반적으로 좋은 교육을 받았을 가능성이 높다는 의미일 수 있다는 점에서 사회경제적 지위가 높아진 또 다른 원인들이 있을 수 있을 것으로 추정된다.

하지만 최근 또 다른 심리과학연구에 따르면 소설은 감정이입 능력을 향상시키는 역할을 한다. 다른 사람의 감정을 이해하고 공감하는 폭이 넓은 만큼 사회생활을 하는에 유리하고 그 만큼 성공 가능성도 높아질 수 있다는 설명이다. 이번 연구도 책과 성공 가능성 사이의 연관성이 발견됐다는 점에서 맥락을 같이 한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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