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쁘띠성형’ 타고 ‘필러’ 붐업, 경쟁 격화

 

고령화로 동안성형에 대한 수요가 늘면서 수술 부담을 줄인 필러 생산은 지난해 크게 늘었다. 국내 미용성형 시장의 볼륨이 커지면서 국산 필러와 수입 필러 간 시장 쟁탈전도 치열하다. 국내뿐 아니라 급팽창하고 있는 중국 시장으로 경쟁의 불꽃은 옮겨 붙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에 따르면 지난해 의료기기 상위 15개 품목 중 전년보다 생산실적이 가장 크게 늘어난 품목이 필러였다. 필러는 1092억원의 생산액으로 595억원을 기록한 전년보다 83.5%나 증가했다. 시장의 90% 이상은 히알루론산(HA)필러가 차지하고 있다. 체내 성분과 같아 안전하고, 마음에 안 들면 녹여낼 수 있다. 하지만 흡수가 빨라 지속력이 관건이다.

진격의 국산 HA필러 = 국산 HA필러로는 출시 5주년을 맞은 LG생명과학의 글로벌 필러 브랜드인 ‘이브아르’가 대표적이다. LG생명과학 의약사업부 이승원 상무는 “지속력을 보완하고 잔주름에 적합한 신제품인 ‘이브아르 소프트 플러스’를 다음 달쯤 출시할 예정”이라고 했다.

휴메딕스의 HA필러 ‘엘라비에’는 고분자 HA 원료를 사용해 국내 톱3 제품으로 성장했고, CE인증도 획득했다. 정봉열 휴메딕스 대표는 “CE인증을 중요하게 여기는 중남미와 중동, 글로벌 에스테틱의 본거지인 유럽 시장 공략에 도전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차메디텍도 HA필러 ‘티슈필’로 동유럽 시장을 동시에 겨냥하고 있고, 화장품사인 아모레퍼시픽그룹 계열인 에스트라도 고함량 HA필러 ‘클레비엘’을 출시했다.

보툴리눔 톡신인 메디톡신을 선보인 메디톡스 역시 HA필러 ‘뉴라미스’를 출시해 국내와 동아시권을 공략 중이다. 가톨릭대학교 성바오로병원 피부과 강훈 교수가 미국성형외과학회지에 발표한 연구를 보면 국소마취제인 리도카인을 함유한 ‘뉴라미스 딥 리도카인’의 주름개선 정도는 24주 시점을 기준으로 ‘레스틸렌 펄레인 리도카인’보다 통계적으로 유의하게 높았다.

맞불 놓은 수입 HA필러 = 레스틸렌 펄레인 리도카인은 다국적사인 갈더마코리아의 대표적 HA필러 브랜드다. 이 필러는 지난 2일 주름개선과 함께 볼륨 회복도 적응증으로 식약처의 인정을 받았다. 갈더마코라이 박형호 전무는 “현재 국내 시판 중인 필러는 한 가지 적응증만 보유한 경우가 많다”고 전했다.

대웅제약의 자회사인 DN컴퍼니가 수입해 판매 중인 스위스 브랜드 ‘테오시알’은 특허 공법으로 HA 입자의 내구성과 필러 자체의 탄력을 높였다. 독일계 제약사인 멀츠코리아는 HA 필러 벨로테로를 비롯해 오리지널 칼슘 필러 래디어스, 만니톨 성분이 함유된 HA필러 글라이톤을 출시했다. 멀츠코리아 마케팅팀 김연희 상무는 “환자들이 느끼는 통증을 완화시킬 수 있는 ‘벨로테로 볼륨 리도’를 최근 국내 런칭했다”고 했다.

신규‧비HA, 우리도 있다 = HA 제재가 아닌 필러들도 다양하다. 한독이 출시한 ‘스컬트라’는 미국 FDA 승인을 받은 콜라겐 생성 촉진 주사이다. 기존 필러와 달리 스스로 콜라겐이 차오르게 하는 필러이다. 네덜란드 브랜드인 엘란쎄는 고분자 물질인 PCL성분을 이용한 바이오 필러로, 콜라겐 생성을 자극하는 성분으로 이뤄져 있다. 세원셀론텍의 ‘듀오필’과 ‘루시젠’은 조직재생용 바이오콜라겐 필러로, 혈소판농축혈장을 혼합해 조직재생을 유도한다.

신규 브랜드의 런칭도 이어지고 있다. 미용의료기기업체인 하이로닉은 최근 HA필러 브랜드 ‘쥬비나’를 런칭하고, 시장 진출을 선언했다. 하이로닉은 휴메딕스의 창업자들이 나와 세운 필러 기술 개발사인 프로넥스와 지난 달 전략적으로 제휴했다. 하이로닉 관계자는 “빠르면 이 달 말을 목표로 출시해 초기에는 중국 등 해외시장을 집중 공략하고, 국내 허가가 나오면 국내 시장에서도 판매에 나설 예정”이라고 전했다.

국내는 좁다, 이젠 중국 = 국내에서 가열된 필러 시장의 열기는 중국으로 그대로 이어지고 있다. 국산 필러 제품의 대중국 수출액은 2014년 890만달러에서 지난해 4950만달러로 450% 이상 증가했다. 코트라에 따르면 연평균 29%씩 성장하고 있는 중국 성형시장은 지난해 133억달러를 기록했고, 오는 2020년이면 408억달러로 세계 최대 성형시장으로 성장할 것으로 전망된다.

실제 LG생명과학의 이브아르는 중국 수출이 140%나 급증했고, 이브아르에 이어 중국에 진출한 휴메딕스의 엘라비에는 지난해 3분기까지 480만 달러의 누적 수출고를 달성해 전년대비 400%가 넘는 실적을 기록했다. 메디톡스도 올해 1분기에 필러로 100억원이 넘는 수출실적을 올렸다.

수술하지 않고, 주사만으로 성형 효과를 내는 이른바 ‘쁘띠성형’의 대중화로 우리 곁에 성큼 다가선 필러는 보톡스와 비슷하면서도 다른 점이 많다. 보톡스는 의사 처방이 필요한 전문약인 반면, 필러는 일회용 의료기기에 해당된다. 즉 보톡스가 근육의 수축을 억제해 주름을 펴는 약이라면, 필러는 주름에 채워 넣는 물질이다. 의료기기 품목상 조직수복용 생체재료로 분류되며, TV, 지하철 등을 통한 대중광고도 가능하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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