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성 흡연자, 남성보다 우울증 위험 높다(연구)

여성 흡연자가 남성 흡연자보다 우울증과 자살충동에 휩싸일 위험이 훨씬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최근 중앙대학교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김선미 교수와 호흡기알레르기내과 정재우 교수가 남녀 한국인들의 흡연상태와 우울증 및 자살 간의 상관성을 연구해 밝힌 결과이다.

연구논문에 따르면 여성 흡연자의 우울증 경험 비율은 28.4%로 남성의 6.7%보다 4배 정도 높았다. 자살충동 역시 여성 흡연자는 35.1%로, 12.4%인 남성에 비해 3배가량 높은 수치를 보였다.

이뿐만 아니라 여성 흡연자는 담배를 피우지 않는 여성에 비해 우울감, 자살 충동, 자살 시도 등에서 모두 높은 유병률을 보였다. 반면, 남성은 흡연자와 비흡연자 간에 큰 차이가 없는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 성인 남성의 흡연율은 전년보다 3.8% 떨어지며 지속적인 감소세를 보이고 있지만, 여성 흡연율은 0.2% 감소했을 뿐 수년간 정체돼 있다는 점을 감안하면 여성 흡연에 대한 주의와 관심이 더욱 요구되는 실정이다.

정재우 교수는 “단편적으로 이야기할 수는 없지만, 유교적 정서로 여성 흡연이 타국에 비해 많이 제한돼 있는 사회적 분위기에서도 흡연을 하는 여성의 경우 스트레스 지수가 아주 높다는 것을 뜻한다”며 “무조건 금연만 강조하기 보다 스트레스 해소를 위한 다른 방식의 접근이 이러한 정신건강상의 문제 해결에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김선미 교수는 “현재 흡연자들에게 있어서 정신건강상태와 관련된 요소들을 감별해내고 조기 개입하는 것은 특히 여성의 흡연율을 감소시키고 금연 성공률을 높이는 데 중요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청소년 시기에 흡연 이외에 스트레스에 대응하는 전략적인 대처방법을 개발하는 것이 흡연을 예방하고 금연을 실천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지난 2008년부터 2012년까지 시행된 5년간의 국민건강영양조사 결과로 수집된 19세 이상 성인 남녀 3만2184명(남성 1만3662명, 여성 1만8522명)의 데이터를 분석한 결과이다. 해당 논문은 대한신경정신의학회가 발행하는 국제학술지인 ‘Psychiatry Investigation’에 실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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