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바이오시밀러, 美 FDA 판매 허가 신청

세계 최대 의약품 시장인 미국에서 국내사들의 바이오시밀러 경쟁이 본격화된다. 셀트리온의 ‘램시마’가 미국 FDA의 시판 허가를 얻은 데 이어 삼성바이오에피스가 지난 24일 FDA에 바이오시밀러 ‘SB2’의 판매허가신청서를 제출했다.

램시마와 SB2는 모두 얀센의 류머티즘 관절염치료제인 레미케이드(인플릭시맙 성분)의 바이오시밀러이다. 류머티즘 관절염을 비롯해 궤양성 대장염, 크론병, 강직성 척추염, 건성성 관절염, 건선에 적응증을 갖고 있다. 레미케이드의 지난해 글로벌 매출액은 9조원에 이른다.

FDA는 판매허가신청서가 제출되면 사전검토기간을 거쳐 검토를 진행할지 여부를 결정한다. 고한승 삼성바이오에피스 사장은 “SB2가 허가되면 한국과 유럽에 이어 미국에서도 더 많은 자가면역질환자들이 효과 좋은 바이오의약품으로 치료받을 기회를 갖게 된다”고 말했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SB2와 오리지널 의약품의 효능과 안전성 등을 확인하기 위해 전 세계 11개국에서 동시에 임상을 진행했다. 임상3상 30주 결과는 유럽 류마티스학회, 임상3상 54주 결과는 미국 류마티스학회에서 지난해 각각 발표됐다.

SB2는 임상3상을 통해 기존 항염증제인 메토트렉세이트 사용 후에도 증상이 개선되지 않은 중증도의 류마티스 관절염 환자 584명을 대상으로 54주 치료를 진행해 오리지널인 인플릭시맙과의 동등성을 입증했다. 바이오시밀러는 살아 있는 단백질 세포 등을 이용해 만들기 때문에 오리지널약과 똑같이 만들 수 없어 비교동등성을 입증하기 위한 임상을 거쳐야 한다.

이런 결과를 바탕으로 SB2는 지난해 12월 국내에서 ‘렌플렉시스’라는 이름으로 허가를 받았고, 지난달에는 유럽의약국(EMA)의 약물사용자문 위원회(CHMP)로부터 긍정적인 의견을 받아 유럽 판매 허가를 앞두고 있다.

SB2가 FDA의 승인을 얻으면 셀트리온의 램시마와 경쟁을 피할 수 없게 된다. 지난 달 FDA 품목 허가를 얻은 램시마는 ‘인플렉트라’라는 이름으로 빠르면 올해 3분기부터 미국 시장에 출시될 전망이다. 램시마와 SB2의 현지 마케팅과 판매는 글로벌 빅파마인 화이자, 머크가 각각 맡게 된다. 램시마, SB2와 같은 TNF알파 억제제 계열약의 현지 시장 규모는 20조원으로 파악되고 있다.

포스트 램시마, 포스트 렌플렉시스의 격돌도 주목된다. 삼성바이오에피스는 현재 국내와 유럽에서 또 다른 자가면역질환 치료제 바이오시밀러인 브렌시스(유럽명 베네팔리)를 판매 중이며, SB5(휴미라 바이오시밀러), SB3(허셉틴 바이오시밀러), SB8(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의 임상3상이 진행 중이다. 글로벌 제약회사인 미국의 머크와 공동 투자한 SB9(란투스 바이오시밀러)은 EMA에서 판매허가를 심사 중이다.

셀트리온 역시 포스트 램시마로 ‘트룩시마’와 ‘허쥬마’가 출시를 목전에 두고 있다. 트룩시마는 혈액암치료제인 리툭산, 허쥬마는 유방암치료제인 허셉틴의 바이오시밀러다. 트룩시마는 지난해 말 EMA의 품목 허가 신청을 마쳐 올 하반기에 허가될 전망이다. 허쥬마는 현재 EMA의 승인을 기다리고 있으며, 연내 미국 FDA에도 품목 허가를 신청할 계획으로 알려져 있다. 항암제인 아바스틴 바이오시밀러도 연내 임상1상을 시작해 오는 2018년 허가 신청이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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