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세상에서 모기가 사라진다면?

 

정은지의 만약에(10)

몸길이 약 4.5mm, 날개길이 약 3.2mm… 사람 손톱처럼 작은 것이 세상에서 가장 치명적이고 위험한 생물체라죠. 단 하나의 무기! 가느다란 빨대 주둥이 하나로 인간을 위협하니, 세상은 지금 모기와의 전쟁을 치르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언젠가는 꼭 다 잡고야 말겠어!’ 모기 박멸을 향한 인간의 의지, 과연 가능한 일일까요? 만약에! 모기가 사라진다면.., 인간과 지구에 어떤 일이 일어날지 과학적 주장들을 짚어봤습니다.

모기를 세상에서 몰아내자!

모기는 1억년 이상 지구 대부분의 대륙에서 서식해 왔으며 매우 다양한 종류로 진화해 왔습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분포하고 있는 모기는 3,500여종에 이르며, 이 중 6%인 200여종이 인간을 물고 질병을 옮깁니다. 영국 그리니치대학교 생명자원학과 프랜시스 호케스 교수는 “세계 인구 절반이 모기에 전염된 질병위험에 노출돼 있다”며 “모기는 아주 오랫동안 인간 에게 치명적인 질병의 고통을 안겨왔다”고 말합니다. 이러한 주장에 동의하는 과학자들은 질병을 옮기는 모기를 박멸해 지구상에서 아예 씨를 말리자며 연구를 끊임없이 진행해 왔습니다.

호주에서는 뎅기열 퇴치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모기에게 질병을 일으키는 살충제를 만들고 있습니다. 이 살충제가 모기들 사이에 퍼져 모기가 사람에게 뎅기열을 전파하는 힘을 잃게 만드는 실험입니다. 이는 뎅기열 매개체 모기의 수를 감소시키는데 이상적인 방법이라 평가됩니다. 미국 UC어바인대 연구진은 크리스퍼(CRISPR) 유전자 가위 기술을 이용해 수컷 모기만 태어나도록 하고, 인간의 피를 빠는 암컷의 수를 줄여 결과적으로 질병 매개 모기 객체수를 감소시키는 방안을 연구했습니다.

영국 옥스퍼드 대학교가 설립한 바이오기술 회사인 옥시텍(Oxitec, Oxford Insect Technologies)은 지카 바이러스와 뎅기열을 옮기는 모기 종류인 이집트숲모기 수컷에 유전자 변형(GM)연구를 시도해 왔습니다. 이 수컷모기의 생식능력은 그대로 두고, 2세대에서 번식을 못하고 죽도록 자멸유전자로 변형시킨 것입니다. 이렇게 유전자 변형된 3백만 마리의 모기가 2009-2010년도 케이맨 아일랜드에 방생됐습니다. 이후 이 지역의 모기의 감소량이 다른 가까운 지역에 비해 96%나 돼 국소적 모기 객체 수 감소엔 성공적인 사례를 남겼습니다. 이 방식은 지카바이러스로 곤욕을 치르고 있는 브라질의 한 지역에서도 실시되어 모기 감소수가 92%까지 이르렀다고 합니다.

만약에 모기가 사라진다면?

이렇게 날로 발전하는 과학기술에 의해 실제로 모기가 지구상에서 아예 사라진다면 어떻게 될까요?

인구 증가 및 의료 경제적 손실 감소.., 인간에 더 안전하다

모기로 인해 말라리아에 감염된 사람은 세계적으로 매해 2억4천7백만 명에 이르며 이중 한해 1백만 명이 사망합니다. 모기는 말라리아를 비롯해 최근에 남미지역을 초토화시킨 지카바이러스 그리고 뎅기열, 황열, 리프드 밸리열, 일본뇌염, 치군군야바이러스, 웨스트나일바이러스 등 인간을 위협하는 바이러스 질병을 옮깁니다. 이 때문에 의료 경제적으로 천문학적인 비용이 들어가죠. 말라리아로 인한 의료비만 세계적으로 한해 120억 달러(약 14조 5천억 원)가 소요되며, 뎅기열에 의한 의료 경제적 손실은 미국에서만 매년 6천1백만 달러(약 727억원)에 이릅니다.

미국 농무부의 다니엘 스트릭맨 박사는 모기가 지구상에서 사라지면 질병으로 사망하는 사람들이 줄어드니 인구 증가를 가져올 수 있으며, 모기가 옮기는 전염병이 사라짐으로써 질병통제 예산을 복지 예산으로 전환 할 수 있다고 주장합니다. 브라질 연방 산타카타리나대 카를로스 브리솔라 마르콘데스 박사 또한 “모기가 없는 세상이 인간에게 더 안전하다”며 “사람의 피를 빨고 병을 옮기는 모기를 제거함으로써 안전한 세상을 만들 수 있다”고 말했습니다.

30종의 모기 박멸 연구에 힘써온 생물학자인 올리비아 주드슨 박사는 말라리아 매개 모기 박멸로만 한해 1백만 명의 사람 목숨을 구할 수 있으며, 모기집단의 유전적 다양성을 1%까지 감소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설명했습니다. 이를 위해 최적화된 박멸 방법을 찾아야하는 것이 그 과제라는 것이죠.

카카오 나무도 사라진다… 생태계 부작용 상상초월 할 것

모기는 생태계에서 모기만의 역할을 하고 있습니다. 특히 유충인 장구벌레는 많은 포식자의 먹이로, 생태계 먹이사슬의 기반을 차지하고 있습니다. 이 때문에 모기 박멸은 인간이 예측하기 힘든 부작용을 초래할 것이라는 반대의견도 만만찮습니다.

미국 플로리다 대학교 곤충학자 필 로우니보스 박사는 모기 박멸은 상상을 초월하는 부작용을 낳는다고 경고합니다. 필 박사에 따르면 모기는 꽃가루 수분역할을 하기 때문에 생태계에서 꼭 필요한 생물체로, 모기가 사라지면 수천 종, 수만 그루의 식물 역시 멸종될 수 있습니다. 같은 선상에서 미국 뉴저지 럿거스대학교 진화생태학자 디나 퐁세카 박사는 “모기가 인간에 위험한 질병을 옮기기도 하지만 생태계에서는 카카오와 같은 열대작물의 수분을 옮기는 매개체 역할을 하고 있기 때문에, 모기가 사라진다는 것은 결국 지구상에 초콜릿이 사라진다는 것과도 같다”고 설명합니다.

또한 모기가 사라지면 이 모기의 유충 장구벌레를 먹이로 하는 새들과 박쥐, 물고기, 개구리 등의 먹이사슬 균형이 깨질 수 있습니다. 브라질 사타카타리나 연방 대학교 칼로스 브리솔라 마코데스 박사 또한 같은 이유에서 모기멸종을 우려합니다. 모기와 장구벌레는 먹이사슬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고 있는데, 대체 먹이를 찾지 못한 많은 생물들이 굶어 죽을 수 있다는 것입니다.

그러나 모기가 없어져도 생태계에 별 이상이 없을 것이라는 의견도 있습니다. 당장은 모기나 장구벌레를 먹이로 하는 곤충이나 동물 특히 물고기들에게 영향을 주겠지만 그건 일시적 영향이라는 것이죠. 장기적으로는 모기를 대신할 먹이들을 찾고 역할 대체 현상이 일어날 것으로 내다보기도 합니다. 하지만 로우니보스 박사는 생태계에서 다른 곤충이 모기 역할을 대신하면 그 또한 다른 문제를 낳을 수 있다고 우려합니다. 역할 대체로 인해 모기가 인간에 해를 주는 것 이상으로 더 악하고 더 빠르게 질병을 퍼뜨릴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으며, 이는 공중보건 측면에서 바람직하지 못하다는 것이지요.

미국 모기통제협회는 모기가 사라지면 세상은 ‘나아지거나 나빠지거나’ 둘 중 하나겠지만, 있어야 할 곳에 없음으로 인해 생태계는 ‘딸꾹질(hiccup_문제라는 뜻도 있음)’을 하게 될 것이라고 모기 존재의 의미를 축약했습니다.

인간은 모기를 박멸할 권리가 있는가?

모기가 사라진 세상 ‘인간에 이롭다 vs 자연에 해롭다’는 논쟁을 떠나, 생각해 볼 문제가 있습니다. 생태계를 이루는 한 종(種) 자체를 멸종시키는 권리는 어디에 있을까요? 과연 인간이 생물의 멸종을 결정할 권리가 있을까요? 이 점에서 모기 박멸은 과학에 국한된 문제가 아닙니다. 윤리적인 문제가 따릅니다. 인간에게 해가 된다고 하여 어떤 한 종을 멸종 시키는 것이 과연 인도적으로 합당한 일인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죠.

영국 옥스포드 대학 우에히로 실천윤리 센터(Uehiro Centre for Practical Ethics) 조나단 퍼 박사는 “자연계에 존재하는 한 종을 완전 없애는 것은 윤리적으로 타당하지 못하다”고 주장합니다. 인간이 천연두를 일으키는 두창바이러스를 박멸했을 때 역사적으로 환영했던 것처럼 예외적인 경우도 있을 수 있지만, 모기 박멸은 다른 차원의 문제라는 것입니다. 모기를 소중한 생명이라 볼 수 있는지, 가령 모기가 지각이 있어서 고통을 겪을 수 있는 생물체인지 등을 여러 각도에서 질문해 봐야 한다는 것이죠. 물론 대부분의 과학자들은 모기에게는 인간이 고통을 느끼는 것과 같은 감정적 반응체가 없다고 말할 것입니다. 그러면 질병 확산 등 모기를 박멸해야하는 합당한 이유와 윤리적 측면을 따지는 질문과 합의가 필요하다는 것입니다.

이 모든 모기 박멸 가설과 윤리적 질문을 넘어, 인간이 모기를 박멸하는 일은 불가능한 일로 여겨집니다. 인간이 한정된 지역에서 모기 객체수를 줄이는 일에는 성공할지 몰라도, 전 세계 곳곳에 서식 중인 질병매개 위험 모기를 모두 샅샅이 찾아내는 것은 뚜렷한 묘책이 없다는 것이지요. 이는 인간의 힘을 벗어난 영역은 아닐까요? 모기가 사라진 세상, 여러분은 어떻게 생각하세요?

이른 더위와 함께 모기도 빨리 찾아왔나 봅니다. 윙~윙~ 귓가에 불청객의 소리가 들립니다. 아, ‘모기 박멸, 세계 평화’를 상상하고 있을 일이 아니네요. 당장 ‘모기 찰싹, 집안 평화’를 걱정해야할 때입니다. 올 여름 모기와의 전쟁, 모두의 건투를 빕니다!

※ 이 글은 과학학술지 ‘네이처’에 실린 저명 과학자들의 의견 및 보고서 ‘모기 없는 세상(A world without mosquitoes)’을 바탕으로 작성됐으며, 영국 BBC, 더 가디언, 미국 뉴욕타임즈에 실린 ‘지구상에서 모기가 사라진다면?’ 등의 기사들을 참고 인용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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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은지 기자 jeje@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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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개 댓글
  1. 조커준쓰

    한마디로 불가능

  2. ㅇㅇ

    초콜렛 못먹어도 되니까 제발 다 뒤지면 좋겠음

  3. 모기너

    모기 내 손으로 잡았다 꽉지었다. 손펼치니 살아도망쳤다. 방으로 앉으니 그 도망간 모기가 달여들어 피를 뽑으려 한다. 다시 양손을 부딪쳐 짝 소리내며 잡을으려고 했으나 유유히 피해 도망갔다. 내가 모기의 먹이감이라니 불쾌했다. 어디 매달려 나를 관찰할것이다.
    왜 그런지 네이버검색했다. 암컷이 알을놓기 위함이란다. 지 새끼놓을려고 나의 피을 빨라고한다 종족보존능력이 인간을 먹이로 보다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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