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병 환자의 고통… 의료용 패치가 대안

 

매일 수차례씩 바늘을 찔러 혈당을 측정하고 인슐린 주사로 혈당을 조절해야 하는 당뇨병 환자의 고통은 겪어보지 않은 사람은 잘 모를 것이다. 이런 번거로움을 해소하기 위해 수많은 연구자들이 밤을 새며 연구에 몰두해왔다. 최근 서울대 연구팀이 개발한 의료용 패치는 당뇨병 치료 과정의 어려움을 완화하고 당뇨 합병증 예방에 도움이 될 것으로 보인다.

서울대 화학생물공학부 연구팀은 최근 ‘생체적합형 전자피부 구현기술과 적용방안 세미나’를 통해 “우리 연구팀이 개발한 의료용 패치는 피부에 붙이기만 해도 통증 없이 수시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다”면서 이 같이 밝혔다.

국내 당뇨병 환자는 320만여 명, 당뇨병 고 위험군은 660만 여명으로, 당뇨병 인구 1천만 시대에 돌입했다는 점에서 이번 기술의 상용화를 기다리는 환자가 많다. 환자 및 의료진은 이번 연구를 통해 당뇨병환자의 삶의 질을 향상시키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기존에는 체내 당 농도를 측정하기 위해 손가락 끝을 살짝 찔러 혈당을 측정했었다. 혈당을 자주 측정해 자신의 상태를 수시로 확인하는 것이 바람직하지만, 대부분의 경우 한 달에 한 번 정도 혈당을 검사하는 데 그친다.

연구팀이 개발한 의료용 패치는 피부에 붙이기만 해도 통증 없이 수시로 혈당을 체크할 수 있다. 혈액이 아닌 땀 속 pH 성분을 체크하는 센서를 개발했기 때문이다. pH 수치가 낮을수록 혈당이 높다는 점을 이용해 혈당을 계산하는 시스템을 개발했다. 혈당이 올라가면 의료용 패치 속 ‘마이크로 니들’에 들어있는 약물이 피부 속으로 서서히 전달된다. 혈당 수치에 따라 약물이 적정하게 투여되므로 혈당의 급격한 변화를 일으키지 않는 게 장점으로 부각됐다. 기존 인슐린 주사 치료법은 혈당을 갑자기 떨어뜨려 자칫 저혈당 증상을 유발할 수 있다는 부작용이 보고됐으나, 이번 연구는 해당 단점을 보완했다는 평가다.

연구팀은 의료용 패치가 당뇨병 치료뿐 아니라 파킨슨병 치료에도 도움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파킨슨병은 노화 등으로 인해 체내 도파민 농도가 떨어져 떨림같은 운동 능력 장애 증상을 일으키고, 심하면 인지기능 손상까지 유발하는 질환이다. 파킨슨병을 치료하려면 도파민과 비슷한 화학 구조를 가진 물질 ‘레보도파’를 투여한다.

레보도파를 복용하면 초기에는 약효가 5~6시간 유지되지만, 점점 약효가 지속되는 시간이 줄어들어 3시간 채 되지 않게 된다. 연구팀의 김대형 교수는 “레보도파의 약효 지속 시간이 점점 줄어들게 되면 하루에 10번 이상 복용해야 되는 불편함을 감수해왔지만, 의료용 패치를 이용하면 체내 도파민 농도를 일정하게 유지해 삶의 질을 향상하는데 도움된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번 기술은 상용화되기 전에 거쳐야 되는 관문으로 배터리 문제가 지적됐다. 이에 김대형 교수는 “피부에 부착하기 쉽도록 잘 구부러지는 배터리를 현재 개발 중이다”라고 말했다. [사진 제공=기초과학연구원]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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