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무 늦었다” 옥시 5년만의 사과, 피해자들 격분

옥시레킷벤키저가 가습기살균제 사망사건과 관련, 공식 사과에 나섰지만 오히려 피해자와 여론의 반발만 키웠다는 지적이 일고 있다.

이 회사의 한국법인 아타 샤트달 대표는 2일 기자회견에서 자사의 가습기 살균제로 인해 폐 손상 등 피해를 입은 피해자에게 공식사과와 함께 보상계획을 발표했다. 그러나 가습기 살균제 피해자 발생 후 5년 동안 아무런 공식입장이나 보상계획을 발표하지 않아 ‘늦장대처’라는 비판을 받는데다, 이날 발표한 보상계획안도 서둘러 마련한 듯 구체적이지 않아 논란을 키우고 있다.

이번 보상계획안은 질병관리본부와 환경부 등의 조사에서 1, 2등급 판정을 받은 옥시 제품 피해자에 한해 적용된다. 정부 조사 결과, 1, 2등급 피해자는 530명이며, 이 중 옥시제품 사용자는 178명으로 추정되고 있다. 2001년부터 2011년까지 문제의 제품은 약 453만개를 판매한 것으로 알려져 조사가 본격적으로 시작되면 피해자 수는 크게 증가할 것으로 보인다.

이에 옥시는 회사 측에서 피해자 조사에 착수하진 않았으나 잠재적 피해자 규모는 약 900명 정도로 예상된다고 밝혔다. 반면, 3, 4등급 판정을 받은 피해자들에 대해서는 옥시가 이전에 정부에 출연한 인도적 기금 100억 원을 이용해 보상하겠다는 입장이다.

이날 샤트달 대표는 피해자들에게 공정하고 신속한 보상을 하겠다고 밝혔으나 구체적인 방안은 언급하지 않았다. 옥시는 독립적인 ‘전문가 패널’을 구성해 조사하겠다고 했으나, 전문가 패널 구성 방법이나 보상금액에 대해서는 상세하게 밝히지 못했다. 샤트달 대표는 “피해자들의 의견이 반영될 수 있도록 최종안은 협의를 통해 마련할 예정”이라고만 답했다.

이와 관련해 가습기살균제 피해자와 가족모임, 환경보건시민센터, 소비자와함께 측은 “검찰 수사가 진행되고 있는 지금 이 시점에서 옥시의수사 면피용 사과는 받아들일 수 없다”면서 옥시의 자진 철수와 폐업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검찰은 이번주부터 옥시 임직원들을 본격적으로 소환 조사한다는 방침이다. 특히 영국 본사로의 수사 확대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옥시는 지난 2001년부터 2011년까지 폴리헥사메틸레구아니딘(PHMG)등 위해물질이 들어간 가습기 살균제 제품으로 103명의 사망자를 내 현재 검찰의 조사를 받고 있다.

    한아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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