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한-대웅, 2가지 계열 당뇨병약으로 ‘맞짱’

 

지금 잘 나가는 당뇨병약 톱스타가 DPP-4 억제제라면 SGLT-2 억제제는 떠오르는 신예이다. 유한양행과 대웅제약이 이러한 2가지 계열의 당뇨병약을 양손에 쥐고 국내 당뇨병약 시장에서 대차게 한판 붙게 됐다.

DPP-4 억제제는 인슐린 분비 조절 호르몬인 인크레틴을 분해시켜 인슐린제보다 저혈당 위험이 적고, SGLT-2 억제제는 포도당을 소변으로 내보내는 약리를 갖고 있어 혈압관리와 체중증가, 저혈당 등의 부작용에 이점이 있다.

유한양행은 한국베링거인겔하임, 한국릴리와 파트너십이 견고하다. 베링거와 릴리가 공동 개발한 DPP-4 억제제인 트라젠타(리나글립틴 성분)를 지난 2012년에 도입해 대형 품목으로 키웠다. 트라젠타와 복합제 트라젠타 듀오(리나글립틴+메트포르민)로 유한양행이 지난해 거둔 매출액은 900억원에 육박한다.

트라젠타는 콩팥과 간 기능에 상관없이 하루 한 번, 단일용량(5mg)으로 복용할 수 있는 DPP-4 억제제이다. 최근 미국당뇨병학회에서 공개된 미국 전역의 대규모 보험 처방 데이터 분석 결과를 보면 DPP-4 억제제, 메글리티나이드, 글리타존, GLP-1 수용체 작용제 등 비인슐린 당뇨병약 가운데 트라젠타의 복약 순응도가 가장 높았다.

유한양행은 트라젠타 패밀리에 이어 SGLT-2 억제제인 자디앙(엠파글리플로진)도 도입했다. 다음 달부터 국내에 급여 출시되는 자디앙 역시 베링거와 릴리가 공동 개발했다. 유한양행은 지난 26일 베링거, 릴리와 자디앙의 코마케팅을 위한 기념식을 진행했다.

자디앙은 단독요법과 메트포르민 2제요법, 메트포르민과 설포닐우레아 3제 요법에도 급여가 적용된다. 특히 대규모 임상을 통해 심혈관계 관련 사망률도 감소시키는 것으로 나타나 주목된다. 유한양행 이정희 사장은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는 자디앙은 당뇨병약 시장의 새 패러다임을 이끌 획기적 약물”이라며 파트너사와 전략적 협력을 통한 성공을 자신했다.

판권 만료로 자누비아(시타글립틴)를 종근당에 넘긴 대웅제약은 국산 DPP-4 억제제인 제미글로(제미글립틴)를 올해 도입했다. 제미글로는 성장세가 매섭다. 자누비아를 리딩품목으로 육성한 대웅제약의 영업력이 더해지면서 제미글로와 복합제 제미메트의 올해 1~2월 처방액이 65억원으로 늘어 1분기에 매출 100억원을 찍을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제미글로의 연매출이 올해 500억원을 무난히 넘어설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제미글로는 혈당관리와 함께 알부민뇨 개선 효과 등을 입증했고, 콩팥기능에 따른 용량조절 없이 하루 한 번, 단일용량(50mg)으로 사용 가능해 복용 편의성에서도 경쟁력을 갖췄다.

대웅제약은 SGLT-2 억제제로 아스텔라스의 슈글렛(이프라글리플로진)을 지난해 도입했다. 슈글렛은 강력한 혈당강하와 안전성으로 일본에서 51%에 이르는 독보적인 시장 점유율을 기록하고 있는 약이다. 다른 SGLT-2 억제제와 달리 글리타존(TZD) 계열약과 병용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당뇨 합병으로 인한 심부전에도 효과적이라는 연구결과가 있다.

현재 DPP-4 억제제에서는 종근당이 판매하는 MSD의 자누비아, SGLT-2 억제제에서는 CJ헬스케어가 판매하는 아스트라제네카의 포시가(디파글리플로진)가 시장을 이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양쪽 시장의 리딩품목과 후발주자들의 격차가 좁혀지고 있고, DPP-4 억제제에서 SGLT-2 억제제로 시장이 대체될 가능성도 커 이제야 경쟁의 서막이 올랐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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