당뇨 부작용? 국산 고지혈증약 안전성 공인

 

고지혈증 환자들을 심혈관질환의 위험에서 해방시킨 스타틴 제제에 대한 당뇨병 부작용 논란이 불거지고 있는 가운데 최근 국내 제약사가 개발한 스타틴 제제 개량신약이 다양한 스타틴 제제 중 유일하게 당뇨병 안전성을 공인받아 귀추가 주목된다.

당뇨병 환자는 콜레스테롤 수치가 정상이어도 심혈관질환에 걸릴 위험이 높다. 나쁜 콜레스테롤인 저밀도지단백(LDL) 수치가 일반인보다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기 때문이다. LDL 콜레스테롤 수치를 선택적으로 떨어뜨리는 최적의 치료방안은 스타틴 제제 약물의 사용이다.

아이러니하게도 여러 연구를 통해 스타틴 제제는 현재 당뇨병 부작용 이슈에 직면해 있다. 미국 식품의약국(FDA)은 지난 2012년 이러한 당뇨병 부작용을 기정사실화했다. 모든 스타틴 제제의 제품 라벨에 혈당과 당화혈색소 수치를 높일 수 있다는 경고 문구를 추가한 것이다.

미국 FDA의 이러한 조치는 앞서 진행된 대규모 임상연구들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2008년 발표된 ‘로수바스타틴’(제품명 크레스토) 임상에 따르면 로수바스타틴 투약군은 위약군보다 당뇨병 발생률이 26%나 높았다.

이 연구는 당초 LDL 수치가 낮아 상대적으로 심혈관질환 위험이 낮은 환자 1만7800여명을 대상으로 로수바스타틴 조기 투여에 따른 일차예방 효과를 확인하기 위해 설계됐다. 연구 목표대로 위약군보다 심혈관질환 발생 위험을 44%나 감소시키는 로수바스타틴의 강력한 효과를 입증한 동시에 예기치 못한 당뇨병 부작용의 위험도 발견된 것이다.

이후 로수바스타틴을 비롯해 현재 쓰이는 스타틴 제제들의 당뇨병 부작용 위험을 밝히는 연구는 이어졌다. 지난 2010년 세계적 학술지 란셋에 보고된 연구를 보면 13개의 스타틴 제제를 메타분석한 결과, 당뇨병 발생 위험을 9% 높인 것으로 나타났다. 스타틴 제제를 고용량으로 쓰면 당뇨병 발생 위험이 더 높아진다는 연구도 있다.

그러나 최근 스타틴 제제 고지혈증약은 새로운 국면을 맞았다. 최근 영국 약품 및 건강제품 통제국(MHRA)은 스타틴 제제 중 하나인 ‘피타바스타틴’의 당뇨병 안전성을 공식적으로 인정했다. 피타바스타틴은 국내 제약사인 JW중외제약의 고지혈증 개량신약 ‘리바로’의 성분이다.

MHRA는 피타바스타틴의 시판 후 조사와 임상시험 자료를 근거로 당뇨병 위험 징후가 없다는 문구를 제품 사용 설명서에 삽입하도록 했다. 스타틴 제제가 정부기관으로부터 당뇨병 안전성을 공인받은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번 결과는 오다와라 마사토 동경대 의대 교수가 2014년에 발표한 연구와 15개의 위약 및 여러 스타틴 제제와 진행한 연구결과를 종합 비교한 메타분석을 바탕으로 이뤄졌다. 마사토 교수팀이 스타틴 제제를 쓰는 내당능 장애 고지혈증 환자 1269명을 2007년부터 5년간 추적 조사한 결과를 보면 현재 사용되는 7가지 스타틴 제제 중 피타바스타틴이 다른 성분보다 당뇨병 유발 위험이 18% 정도 낮았다.

영국 정부의 조치로 피타바스타틴은 당뇨병 촉진 논란을 빚고 있는 아토르바스타틴, 로수바스타틴, 프라바스타틴, 심바스타틴 등 기존 약물의 대안이 될 것으로 보인다. 강남세브란스병원 내분비내과 안철우 교수는 “피타바스타틴이 혈당을 높이지 않으면서 이상지질혈증을 개선하는 유일한 스타틴 제제라는 점을 인정한 결과”라며 “앞으로 유럽의약품기구를 비롯한 여러 국가의 의약품 허가 기관에서도 승인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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