슬픔은 부정적 감정? 장점도 많다

 

사람이라면 누구나 살면서 ‘슬픔’ 감정을 느낀다. 상처를 받을 때도 있고 고독하거나 외로울 때도 있기 때문이다. 일반적으로 슬픔은 즐겁지 않은 사건과 엮이기 때문에 불쾌하고 부정적인 감정으로 간주된다. 하지만 과학자들의 연구에 따르면 슬픔이 항상 부정적인 영향만 끼치는 건 아니다. 슬픔이 가진 나름의 장점도 있다.

동기 부여= ‘응용심리학저널(Journal of Applied Psychology)’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이 55일간 하루에 두 차례씩 소프트웨어 개발자들을 관찰했다. 그 결과, 하루 종일 기분이 좋거나 반대로 하루 종일 기분 나쁜 상태에 있는 사람보다 나쁜 감정에서 좋은 감정으로 바뀌는 사람들이 업무 열중도가 높은 경향을 보였다.

이 같은 연구결과는 부정적인 감정에서 긍정적인 감정으로의 정서변화가 업무 몰입도를 높일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제시한다. 즉 다른 사람과의 충돌, 업무적 오류 등으로 부정적인 감정에 이르렀다가 이를 이해하고 극복하려는 긍정적인 감정을 가지면 업무를 하는데 보다 활력이 생긴다는 설명이다.

눈물의 정화 효과= 종종 눈물을 흘리고 나면 무언가를 시원하게 배출해낸 듯 기분이 정화되는 느낌을 받는다. ‘성격연구저널(Journal of Research in Personalit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97명의 여대생에게 매일 일기를 기록하도록 한 결과, 눈물을 흘리고 난 날 긍정적인 감정을 경험한 비율이 30%에 이르렀다. 61%는 감정적 변화를 느끼지 못했지만 감정이 오히려 나빠지는 케이스는 9%밖에 되지 않았다는 점에서 긍정적 효과가 더 크다고 볼 수 있다.

설득력 향상= ‘실험사회심리학저널(Journal of Experimental Social Psych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슬픔은 설득력을 높이기도 한다. 연구팀이 실험참가자들에게 환자가 사망하는 슬픈 영상을 보도록 했다. 그리고 등록금이나 토지권 등을 주제로 다른 사람을 설득하는 내용을 기입하도록 했다. 그 결과, 슬픈 영상을 본 그룹이 대체로 설득력 있는 메시지를 작성하는 결과를 보였다. 슬픔이라는 감정이 논쟁거리에 좀 더 집중하도록 유도했기 때문일 거란 게 연구팀의 주장이다.

공감대 형성=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자신만의 세계에 빠져 다른 사람과 단절된 생활을 할 것 같다. 하지만 캐나다 퀸스대학교가 진행한 연구에 따르면 우울감을 느끼는 사람들은 사실상 다른 사람의 감정을 더 잘 공감하고 감정이입하는 능력을 보인다.

분석적 사고 촉발= 국제학술지 ‘리더십 쿼털리(The Leadership Quarterly)’에 게재된 보고에 따르면 행복한 기분을 느끼는 리더보다 슬픈 감정 상태에 있는 리더가 팀원들의 분석적 사고 능력을 향상시킬 수 있다. 슬픈 기분 상태에 있는 리더의 지시를 받은 학생들이 스도쿠 퍼즐에서 좀 더 좋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단 행복한 기분의 리더 지시를 받은 학생들은 창의적인 업무에서 보다 성과를 냈다.

거짓말 분별력 향상= 슬픔이라는 감정은 다른 사람의 거짓말을 감지하는데도 효과적이다. ‘실험사회심리학저널’에 실린 또 다른 논문에 따르면 영화표를 훔치지 않았다고 거짓말하는 사람과 진실을 얘기하는 사람을 분별해내는 능력을 실험한 결과, 행복한 사람보다 슬픈 기분에 빠져있는 사람이 좀 더 잘 구분해냈다. 이처럼 부정적인 기분은 인지기능에 긍정적인 효과를 일으키는 측면이 있다.

받아들이기 나름= ‘감정저널(Journal Emotion)’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이 실험참가자 365명을 대상으로 부정적인 감정과 긍정적인 감정을 받아들이는 태도, 정신과 체 건강 사이의 연관성을 조사했다.

그 결과, 감정과 건강 사이의 연관성은 각 개인이 특정 감정을 받아들이는 태도에 따라 달라진다. 슬픔과 같은 나쁜 감정을 부정적으로 받아들일수록 정신과 신체 건강 상태가 더욱 나빠지는 반면, 이를 긍정적인 관점에서 보려고 노력하는 사람들은 건강 상태가 악화되는 경향이 줄어들었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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