길리어드 C형간염 신약, 곧 약가 건보 협상

 

다국적 제약사 길리어드의 C형간염 신약인 소발디(소포스부비르 성분)와 하보니(소포스부비르+레디파스비르)의 건강보험 적용이 속도를 낼지 관심을 모으고 있다. 비급여로 허가돼 국내에 나온 두 약은 각각 C형간염 유전자 2형과 유전자 1형에서 놀라운 완치율을 보이고 있지만, 12주 치료에 약값만 3000~4000만원대여서 급여출시를 학수고대하는 환자들이 적지 않다.

소발디와 하보니는 지난 달 말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약제급여평가위원회를 통과했다. 보건복지부 명령으로 건강보험공단과 길리어드는 조만간 약가협상 테이블에 마주앉게 된다. 약가협상 시한은 60일 이내다. 이 안에 협상이 원만하게 타결되면 약가고시를 거쳐 빠르면 7월부터 소발디와 하보니의 급여 출시가 가능하다.

협상과정에서 예상되는 난관은 하보니의 급여 적용 범위다. 약제급여평가위는 하보니의 급여 범위에서 유전자 1b형을 제외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앞서 급여 출시된 BMS의 C형간염 신약인 ‘닥순요법’ 때문이라는 분석이 지배적이다.

이른바 닥순요법으로 불리는 다클린자(다클라타스비르), 순베프라(아수나프레비르) 병용요법은 BMS가 지난해 8월 유전자 1b형을 적응증으로 국내에 처음 출시한 먹는 C형간염 신약이다. 24주 치료에 259만원이라는 파격가로 급여 출시됐다. 이는 기존 표준 치료제보다 싼값이다.

국내 환자의 95%는 유전자 1b형과 2형이다. 이 중 절반 정도를 차지하는 유전자 1b형 환자에서 닥순요법과 하보니는 임상을 통해 99~100%의 치료 반응률을 기록하고 있다. 유전자 1b형에서 하보니의 급여가 일부 제한되면 닥순요법과 시장을 나눠 가져야 한다. 닥순요법은 내성변이가 있는 환자에서 치료 반응률이 50% 안팎에 그치고 있다. 내성변이가 있는 1b형 환자가 하보니의 타깃이 되겠지만, 이러한 환자는 그리 많지 않다.

그럼에도 약가협상이 속도를 낼 가능성은 적지 않다. 일단 지난 C형간염 집단 감염 사태로 정부가 안달이다. 약효가 좋고, 치료기간도 짧은 신약을 두고 급여화에 소극적인 자세를 취하면 환자들의 원성을 살 수밖에 없다. C형간염 집단 감염자가 발생한 서울 다나의원에서는 국내에 드문 유전자 1a형 환자들이 발생해 하보니가 최적의 치료제로 여겨지고 있다.

BMS의 닥순요법보다 국내 출시에서 한 발 뒤진 길리어드는 자사의 신약들에 급여가 빨리 적용돼야 C형간염 시장에 안착해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다. 양측의 합이 맞아 길리어드도 협상에서 전향적인 자세를 취할 것으로 예상된다. 길리어드는 최근 학회를 통해 하보니의 8주요법에 대한 자료를 지속적으로 내고 있다. 업계에서는 “길리어드가 하보니의 약값을 파격적으로 낮추는 가격정책을 내고, 하보니 8주요법이 향후 국내 가이드라인에 반영되면 닥순요법과 충분히 경쟁해볼 만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배민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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