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기에서 권리로” 아태 성학회 뜨거운 담론

“우리도 성에 대해서 다양한 이슈를 솔직하게 이야기할 시기가 됐습니다. 성은 인간의 근원적이고 기본적 권리이기 때문입니다.”

3일 부산 중구 영주동 코모도 호텔에서 막을 내린 ‘아시아 오세아니아 성학회’ 학회장 겸 조직위원장인 박남철 부산대 의대 교수(60·비뇨기과)는 “아시아 오세아니아의 성 전문가들이 성이 금기나 치료의 영역에서 권리와 건강의 영역으로 옮아가고 있다는 데에 의견을 같이 하고 있다”고 소개했다.

“의학의 패러다임이 ‘질병의학’에서 ‘건강의학’으로 바뀌는 과정에서 성의 중요성이 커지고 있습니다. 저출산 고령화 시대에서 건강한 사회를 위해서도 성에 대해서 다양한 논의를 해야 할 시점이지요.”

박 교수는 “이번 학회에서는 ‘성 권리를 생각하고(Think Sexual Rights), 성 건강을 토론하자(Talk Sexual Health)’는 슬로건에 맞춰서 다양한 강의와 토론이 펼쳐졌다”면서 “21세기에 우리 사회가 성을 어떻게 봐야 하는지 시금석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번 학회에서는 최근 번역된 《남자는 왜 여자보다 단명하는가?》의 저자인 일본 삿포르 의대 구마모토 요시아키 명예교수가 노인의 아침 발기가 어떻게 개인의 자긍심과 삶의 질에 영향을 미치는지에 대해서, 싱가포르 국립대 산부인과의 가네산 아다이칸 교수는 여성 자위가 향후 성생활에 미치는 영향에 대해서 강의해서 학회 참석자들의 뜨거운 관심을 끌었다.

국립재활병원 척수손상재활과 이범석 과장, 서울 중구장애인복지관 정진옥 관장, 장애여성공감 이진희 사무국장 등이 펼친 ‘장애인과 성’ 세션도 국내외 성전문가들의 박수를 받았다.

특히 이번 학회에서는 LGBT(Lesbian, Gay, Bisexual, and Transgender) 등 성적 소수자에 대한 별도의 세션의 마련돼 게이 웹진 ‘친구사이’와 양성애 웹진 ‘바이모임’의 회원이 직접 한국 성소수자의 현황에 대해서 발표하면서 해외 성소수자 그룹과 의견을 나누는 자리가 펼쳐지기도 했다.

또 김원회 부산대 산부인과 명예교수의 ‘한국의 성 역사’와 박남철 교수의 ‘콘돔의 역사’ 등 성의 저변에 대한 인문 사회학적 강의도 갈채를 받았다.

3월 31일부터 진행된 이번 학회에서는 일본, 호주, 타이완, 인도, 홍콩, 태국, 인도네시아 등 17개국 130여 명의 해외 학자들을 포함해서 300여 명의 성전문가들이 다양한 성 이슈에 대해서 토론을 펼쳤다.

 

    이성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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