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트라 마라톤 왜 하느냐? 혹독할수록 기분이…

 

전형적인 마라톤보다 훨씬 더 긴 거리를 달리는 마라톤을 ‘울트라 마라톤’이라고 한다. 밤새 달리거나 휴식을 취해가면서 며칠씩 달리기도 한다. 최근 연구에 따르면 인간의 한계를 뛰어넘는 울트라 달리기는 스스로를 혹사시키는 운동 같지만 오히려 강도가 높아질수록 재미를 느끼게 된다.

체력을 극단적으로 소모시키는 울트라 달리기는 짧게는 하루, 길게는 몇 주씩 달려야 한다. 평소 운동을 즐기지 않는 사람이라면 이처럼 스스로를 혹독한 상황으로 몰아가는 운동을 이해하기 어려울 것이다. 하지만 이런 스포츠를 즐기는 사람들이 점점 늘어나는 추세고, 이와 관련한 공식행사도 증가하고 있다.

어떻게 이처럼 고통스러운 신체활동을 견딜 수 있는 걸까. 운동을 할 때 발생하는 고통은 근육을 형성하는 과정에서 신진대사가 방전되는 등의 신체 징후가 나타나면서 일어난다. 그런데 이를 고통으로 느끼느냐, 즐거움으로 생각하느냐의 여부는 개인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된다는 게 최근 연구 추세다. 육체적인 고통을 수용할 수 있는지 없는지의 여부에 따라 울트라 달리기를 할 수도 있고 포기할 수도 있다는 설명이다.

또 최근 ‘국제스포츠·운동심리학저널(International Journal of Sport and Exercise Psychology)’에 실린 논문에 따르면 격렬한 신체활동을 할수록 오히려 긍정적인 감정이 일어난다는 점도 이 같은 운동을 할 수 있는 이유다.

스웨덴 함스타드대학교 연구팀은 이제 막 울트라 달리기에 입문한 여성을 대상으로 이번 연구를 진행했다. 이 여성은 울트라 달리기 분야에서는 초보선수지만 일반적인 마라톤 대회에서는 이미 화려한 이력을 쌓은 바 있다.

연구팀은 10주간 유럽을 횡단하며 3641㎞ 구간을 달리기로 한 이 여성을 추적 조사하기로 했다. 달리기 코스에는 평평한 지역, 오르막길, 피레네 산맥처럼 산을 가로지르는 코스 등이 뒤섞여있다.

실험참가여성과 울트라 마라톤에 참가한 경험이 있는 동반 선수는 매일 함께 26~80㎞씩 달렸다. 일반적으로 이 정도의 거리를 완주하기 위해서는 5~8시간 정도의 시간이 소요된다. 하지만 이들은 장비를 담은 카트를 밀고 이동했다는 점에서 더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연구팀은 실험참가여성이 달리기를 완주할 때마다 기분변화를 확인하기 위해 인터뷰를 진행했다. 그리고 ‘정신적인 체력’, ‘한계를 확인코자하는 동기’, ‘달리기 도중 만난 지형지물이 주는 즐거움에서 기인하는 의지력’, ‘함께 달리는 파트너와의 동지에’, ‘자기 인식’ 등의 키워드를 발견했다.

연구팀은 주 단위로도 기분상태와 노력하는 정도를 체크했다. 그리고 이 기록을 분석한 결과, 신체 고통이 가중될수록 긍정적인 감정 역시 더욱 커진다는 점을 발견했다. 격렬한 신체활동이 스트레스를 가중시키기보단 오히려 보상작용을 일으켜 기분을 좋게 만든다는 것이다.

단 이번 연구는 특정한 여성 한 명을 대상으로 했다는 점에서 일반화시키기 어려운 측면도 있다. 이 여성이 이례적일 정도로 우수한 추진능력을 가지고 있을 가능성도 배제재할 수는 없기 때문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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