컴퓨터 사용 노인 치매 전조증상 위험 낮아

 

일주일에 한 번만 컴퓨터를 사용해도 노화에서 기인하는 기억력 감퇴를 부분적으로 예방할 수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미국 애리조나주 메이오클리닉 연구팀이 컴퓨터를 정기적으로 사용해온 노인과 그렇지 않은 노인을 비교해, 치매 전조증상인 ‘경도인지장애(MCI)’ 위험률을 측정했다. 그 결과, 컴퓨터를 꾸준히 사용해온 노인의 치매 전조증상 위험률이 42% 더 낮다는 점을 확인했다. 단 컴퓨터 사용이 기억력과 사고력 유지에 어떤 도움을 주는지에 대해서는 불분명한 상태다.

이번 연구를 주도한 세르비아 크렐 로쉬 연구원은 “컴퓨터 사용을 통한 정신 자극과 경도인지장애 위험률 사이에 어떤 메커니즘이 작용하는지 확인하는 단계에 이르지는 못했다”며 “컴퓨터 사용 활동이 어떻게 이 같은 위험률을 떨어뜨릴 수 있는지 추측만 가능할 뿐”이라고 말했다.

연구팀은 컴퓨터를 사용하는 노인들이 그렇지 않은 노인들보다 적극적이고 건강한 생활패턴을 유지하고 있을 가능성이 높다는 점을 이 같은 결과의 원인 중 하나로 추정했다. 또 컴퓨터 사용이 실질적으로 뇌의 긍정적인 변화를 유도했을 수도 있다는 가능성도 제기했다. 마지막으로 인지기능에 가벼운 손상을 입은 사람의 뇌가 보다 효율적으로 작동할 수 있도록 돕는다는 추측도 가능하다. 아니면 이 세 가지가 동시에 진행됐을 가능성도 있다는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는 70대 이상 고령층 성인 1900명을 대상으로 컴퓨터를 비롯해 뇌를 자극하는 활동이 뇌 건강에 미치는 영향을 확인했다. 평균 4년간 실험참가자들의 활동을 중심으로 조사를 진행했다. 뇌를 자극하는 활동에는 독서, 사교활동, 게임, 공작, 컴퓨터 사용 등이 포함됐다.

조사 결과, 최소한 일주일에 한 번 이상 컴퓨터를 사용했다고 답한 실험참가자들의 기억력과 사고력 손상 위험률은 다른 집단보다 42% 낮았다. 또 컴퓨터를 사용하지 않은 실험참가자 중 31%가 경도인지장애 증상이 나타난 반면, 컴퓨터 이용자는 18%만이 이 같은 증상을 보였다.

잡지를 읽는 뇌 자극 활동을 해온 실험참가자들은 30%, 사교활동 그룹은 23%, 공작활동을 한 그룹은 16%, 게임을 한 그룹은 14% 치매 전조증상 위험률이 낮았다. 컴퓨터 사용이 치매 전조증상을 예방하는데 가장 높은 효과를 보인 것이다.

연구팀은 컴퓨터 사용이 TV 시청처럼 수동적인 활동이 아닌데다 노인들에게는 제법 복잡한 작업이라는 점에서 이처럼 뇌를 자극하는 수단이 됐을 것으로 보았다. 이번 실험에서는 컴퓨터 사용이 가장 효과적인 것으로 나타났지만 새로운 학습을 통해 뇌를 지속적으로 자극하는 활동이면 인지기능 감퇴를 예방하는데 대체로 효과가 있을 것이란 게 연구팀의 설명이다. 이번 연구결과는 오는 4월 캐나다 밴쿠버에서 개최되는 ‘미국신경과학회(American Academy of Neurology)’ 연례회의에서 발표될 예정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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