희귀의약품 규제 완화… 환자-업계 큰 기대

 

지난해 미국 식품의약국(FDA)의 승인을 받은 신약은 57건으로 이 중 희귀성의약품은 21건(36.8%)이나 된다. 오는 2020년 글로벌 희귀성의약품 시장은 약 205조원으로 늘어날 전망이다. 이는 전체 전문의약품의 18% 정도다. 최근 다국적 제약사 애브비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치료 희귀의약품으로 유럽 의약품청(EMA)의 승인을 받는 등 다국적 제약사의 기세가 이어지고 있다. 그동안 국내에서는 시장성이 없고, 정부의 지원이 미비하다는 이유로 희귀질환 치료제 시장은 험지로 여겨졌다. 이러한 상황에서 최근 정부가 바이오·제약 산업 육성책으로 희귀의약품 규제를 손질하겠다고 나서 업계와 환자들의 관심이 커지고 있다.

건강보험심사평가원에 따르면 국내 희귀질환 환자는 지난 5년간 꾸준히 늘었다. 2010년 47만 9268명에서 매해 5만 명 이상 증가해 2014년에는 69만 4695명으로 집계됐다. 이렇듯 매년 환자 수가 꾸준히 늘고 있지만 ‘희귀의약품’은 정부의 까다로운 규제에 묶여 개발 진척이 더뎠고 환자들은 비싼 약값을 고스란히 떠안아야 했다.

하지만 지난해 12월 ‘희귀질환관리법’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해 2017년부터 시행을 앞두고 있어 환자들에 대한 적극적 구제가 이루어질 전망이다. 또한 복지부는 ‘희귀 난치질환 산정 특례’를 ‘극 희귀질환자’와 ‘상세불명 희귀질환자’로 확대 시행하겠다고 밝혔다. 이로써 지난 1일부터 극 희귀질환자와 상세불명 희귀질환자도 건강보험 진료비의 10%만 부담하며 정부의 의료급여를 지원받을 때는 본인부담금을 내지 않아도 된다. 그동안 극희귀질환자와 상세불명희귀질환자는 일반 환자와 마찬가지로 의료비의 20-60%를 부담해야했다.

환자뿐만 아니라 제약 업계에도 희소식이 있다. 식품의약품안전처는 새해업무보고 당시 희귀·난치성 질환 치료제, 안전성·유효성이 크게 개선된 의약품 등은 ‘신속심사’ 대상으로 지정해 허가 소요 기간을 줄이겠다고 발표했다. 또 지난 2011년 제정된 ‘제약 산업 육성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에 희귀 질환 신규 지원을 의무화하는 방향으로 개정이 추진중이다.

‘희귀의약품 개발 진입장벽 낮추기’는 선진국에서는 낯선 풍경이 아니다. 글로벌 ‘빅 파마’는 국가로부터 다양한 혜택을 받으며 희귀의약품 연개개발 및 생산에 주력해왔다. 미국이 1983년 세계 최초로 희귀의약품법(Orphan Drug Act)을 도입해 희귀의약품을 생산하는 회사에 7년간 마케팅 독점권을 부여하고 임상시험 기간의 세제 혜택을 제공했다. 당시 제약회사들은 시장성이 떨어진다는 이유로 희귀의약품 개발에 큰 관심이 없었다. 즉 희귀의약품 개발을 유도하기 위해 국가가 나서서 관련법을 제정해준 셈이다. 이를 기점으로 싱가포르(1991년), 일본(1993년)에 이어 유럽(1998년)에서도 희귀의약품법을 도입했다.

정부의 이러한 적극적인 행보가 ‘희귀의약품’을 개발하고 있는 국내 제약사들에 기대감을 높이고 있다. 현재 국내 바이오·제약사들 가운데 희귀 난치성 질환 연구개발로 주목 받는 제약사는 SK바이오팜, JW중외제약, 녹십자 등이 있다. 이외에도 다수의 바이오 벤처사들이 희귀질환치료제 개발에 주력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특히 SK바이오팜은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의 대다수가 ‘희귀질환치료제’로 이미 FDA의 임상 후기단계에 있는 것도 여러 개다. ‘기면증(SKL-N05)’과 ‘간질(YKP509)’ 등의 적응증을 가진 신약 후보물질은 현재 미국에서 임상 3상을 진행 중이다. SK증권 노경철 연구원은 최근 리서치 자료를 통해 “SK바이오팜은 SK그룹과의 협력으로 글로벌 시장에 진출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SK는 개발 중인 파이프라인을 타 글로벌 제약사에 기술이전 하지 않고 자체적으로 생산해 판매할 것”으로 내다봤다.

JW중외제약은 암의 재발에 관여하는 암 줄기세포에 영향을 주는 표적항암제 CWP-231A을 개발 중에 있다. 이 후보물질은 급성 골수성 백혈병, 재발성다발성골수종 등의 희귀 질환 군에 임상진행 중이다. JW중외제약 관계자는 “‘급성 골수성 백혈병’치료제는 작년 미국, 한국에서 1상 시험을 완료했고 현재 결과 보고서 도출 중에 있다”며 “이르면 2분기에 결과 보고서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말했다. 또 “재발성다발성골수종에 대해서는 현재 미국, 한국에서 1상 시험을 진행 중에 있다”고 덧붙였다.

송영오 기자 song05@kormedi.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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