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도한 행복감도 심장 발작 일으킬 위험

 

 

드문 현상이긴 하지만 과도한 기쁨이나 즐거움이 심장 건강을 해치는 원인이 될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나왔다.

슬픔, 분노, 두려움과 같은 부정적인 감정은 가슴 통증, 숨 가쁨, 심장마비, 심부전, 심지어 사망으로 이어지는 원인이 될 수 있다. 그런데 최근 스위스 취리히대학교의 새로운 연구결과에 따르면 행복감 역시 심장 발작을 일으키는 원인이 될 수 있다.

이는 ‘타코츠보 증후군(takotsubo syndrome)’이라고 불리는 상심증후군 때문이다. 심장근육이 일시적으로 갑작스럽게 약해지면서 일어나는 증후군이다. 전신으로 피를 펌프질하는 심장의 좌심실이 부풀어 오르면서 혈액 공급에 문제가 생기고 이로 인해 심장마비로 사망할 위험이 높아지는 것이다.

연구팀은 상심증후군 중 특히 행복한 사건에서 촉발되는 사례를 ‘행복 상심증후군’이라고 칭했다. 이번 연구의 공동연구자인 심장병전문의 옐레나 가드리 박사는 “행복한 순간 갑자기 가슴통증, 숨 가쁨 등의 증상이 나타나 응급실을 찾는 사람이 있다”며 “이런 사람들은 타코츠보 증후군일 가능성을 생각해볼 수 있다”고 말했다.

연구팀에 따르면 행복 혹은 슬픔을 유발하는 사건은 우리 몸 안에서 유사한 감정 경로를 공유한다. 이로 인해 타코츠보 증후군처럼 동일한 증상이 나타날 수 있다는 설명이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를 위해 타코츠보 증후군을 진단받은 적이 있는 환자 1750명의 데이터를 수집·분석했다. 그리고 그 중 485명이 특정 감정에 의해 이 같은 증후군을 보였다는 증거를 발견했다.

또 이 중 20명은 생일파티, 결혼식, 깜짝 축하행사, 응원하는 스포츠 팀의 우승, 손자의 생일처럼 기쁜 상황에서 타코츠보 증후군이 나타났다는 점도 확인했다.

물론 이들을 제외한 나머지 465명(96%)은 사랑하는 사람과 이별했다거나 장례식장에 참석했다거나 대인관계 문제, 질병 걱정 등으로 스트레스가 심한 상황에서 이 증후군이 나타났다.

상심증후군 전체 환자의 평균 연령은 65세였고, 행복 상심증후군 환자의 평균 연령은 71세였다. 또 갑작스러운 감정적 변화가 이 증후군을 촉발한 사례의 95%는 여성 환자였다. 이는 타코츠보 증후군이 대체로 폐경기 이후 여성에게서 나타난다는 보고를 뒷받침해주는 근거다. 이번 연구결과는 ‘유럽심장저널(European Heart Journal)’ 3월 2일자 온라인판에 게재됐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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