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소세포폐암 치료제 시장 각축전 치열

 

암으로 사망하는 환자 3명 중 1명은 폐암 환자다. 폐암은 성별에 관계없이 높은 사망률을 보인다. 전립선암, 대장암 사망률을 모두 합친 것 보다 높다. 폐암은 지난 1998년부터 17년째 암 사망률 1위를 기록하고 있지만 5년 생존율은 지난 10년간 비약적인 발전이 있었다. 1996-2000년 12.7%였던 5년 생존율은 2009-2013년은 23.5%로 약 2배나 뛰어올랐다. 전문가들은 지난 10년간 개발을 거듭해온 ‘표적항암제’가 숨은 공로자라고 지목한다.

아스트라제네카와 베링거인겔하임은 ‘비소세포암’ 치료제 최강자의 자리를 놓고 앞서거니 뒤서거니 경쟁해오면서 폐암 환자의 5년 생존율을 높이는 데 기여했다.

폐암은 조직형에 따라 크게 소세포 폐암(small cell lung cancer)과 비 소세포 폐암(non-small cell lung cancer)로 구분되는데 전체 폐암 환자 80% 정도는 비 소세포 폐암환자이다. 특히 EGFR 변이 양성 비소세포성폐암은 유럽의 경우 전체 비소세포성폐암 환자 중 15%, 아시아는 40%에 달한다.

2000년대 초 등장한 아스트라제네카의 1세대 표적항암제 ‘이레사(게피티닙)’는 국내에서만 연간 300억 원 이상의 매출을 기록하는 대표적인 비소세포폐암치료제이다. 한미약품과 종근당 등 일부 국내 제약사가 제네릭 출시를 앞두고 있지만 10년 이상 시장을 선점한 오리지널 의약품의 명성을 굳건히 지키고 있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이레사’에 맞서 차세대 EGFR 표적치료제인 ‘지오트립’ 카드를 재차 꺼내 들었다. 출시 초반 부작용으로 시장의 외면을 받았던 지오트립이 최근 이레사의 자존심을 꺾을만한 임상결과를 들고 다시 나타난 것이다. 베링거인겔하임은 차세대 EGFR 표적치료제인 지오트립이 1세대 치료제인 게피티닙(이레사) 대비 EGFR 변이 양성 진행성 비소세포폐암 환자에서 폐암 질환 진행을 27%까지 감소시켰다고 최근 발표했다. 또 무진행 생존기간(PFS, Progression-Free Survival) 연장 효과도 보였다고 했다. 이번 임상을 총괄한 삼성서울병원 박근칠 교수는 “이번 결과는 EGFR 변이 양성 폐암 환자의 일차 치료제 선택에 있어 중요한 지침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아스트라제네카는 3세대 표적치료제로 맞불을 놓았다. 타그리소(오시머티닙)이 지난 2월 유럽시장에서 출시 허가를 받은 것. 타그리소는 ‘이레사’나 로슈의 ‘타쎄바’ 뿐만 아니라 지오트립 같은 1차 치료제 사용 후 T790M 내성 변이가 발생한 환자를 위한 약물이다. 특히 1세대 약물보다 효과는 뛰어나고 부작용은 적어 개발 초기부터 제약업계의 관심을 받아왔다. 현재 타그리소는 미국 FDA의 승인을 획득해 국내 상륙도 머지않았다는 게 업계의 관측이다.

글로벌 폐암협회장인 매튜 피터스(Matthew Peters) 박사는 “유전적 변이에 따라 각기 다른 종류의 폐암 환자들을 분류하고 표적치료에 대한 반응을 예측할 수 있다면 보다 정확하고 효율적인 폐암 치료가 가능하다”며 “EGFR 일반 감작성 변이와 별도의 T790M 변이를 보이는 환자들은 표준 치료에 저조한 반응을 보인다. 폐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종양 샘플이나 간단한 혈액 검사로 T790M변이 여부를 조사해 특정 변이 패턴에 적합한 오시머티닙과 같은 약제를 사용하도록 유도할 수 있다”고 밝혔다.

    송영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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