암 환자 심리치료, 수명 연장 실질 도움 될까

 

장기간 지속되는 스트레스가 건강에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는 점은 반문할 여지가 없다. 암 진단을 받고 항암치료를 받는 일은 인간이 받을 수 있는 가장 큰 스트레스 중 하나다. 환자의 고통을 감안해 신체적 치료뿐 아니라 심리적 치료까지 병행돼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되는 이유다. 그렇다면 환자들을 감정적으로 지지하는 심리적 개입이 실질적으로 환자들의 수명 연장에 도움이 될까.

암환자를 대상으로 한 심리치료는 찬반 의견이 분분하다. 심리적 개입의 장점을 뒷받침하는 근거도 있지만, 이를 통해 수명 연장을 기대하는 것은 오히려 고통스럽고 잔인한 일이라는 반박 의견도 있다.

이에 최근 ‘심리학과 건강(Psychology and Health)저널’에 논문을 발표한 연구팀이 심리적 개입이 암환자의 생존기간에 미치는 영향을 살폈다. 기존 연구논문들과 최근 새롭게 제시된 논거들을 기반으로 한 메타분석이다.

연구팀은 1966~2014년 발표된 관련논문 4000여 편을 수집했다. 그리고 전문성, 무작위 통제그룹, 환자의 생존기간 데이터 등을 세심하게 살펴 총 다섯 국가에서 실시된 15편의 논문을 최종 선택했다. 해당 논문의 실험참가자들은 총 2940명이며 평균 연령은 52세다.

각 논문들에 포함된 심리치료는 학습 능력 평가에 이용하는 심리학 프로그램, 인지행동치료(cognitive behavior therapy, CBT), 정신역학치료 등이 있다. 또 실험참가자들의 암 유형 역시 유방암, 소화기암, 흑색종 등 다양했다.

연구팀의 분석 결과에 따르면 심리적 개입이 암환자의 수명을 연장한다는 뚜렷한 증거는 발견되지 않았다. 단 각 논문마다 심리치료방법과 암 유형이 다양했다는 점에서 좀 더 세분화한 카테고리별 분석이 필요했다.

가령 말기암 환자들을 대상으로 한 논문 6편만 추려 분석했을 땐 실험참가자 중 27%에게서 심리치료와 수명 연장 사이의 연관성이 확인됐다. 심리적 개입과 생존기간 연장이 실질적으로 연관관계에 놓여있다면 스트레스 감소가 이 같은 효과를 일으키는데 도움이 됐을 거란 게 연구팀의 분석이다.

또 다른 세부적인 분석 결과에 따르면 암 유형 중에는 특히 소화기암이 심리적 개입과 연관성을 보였다. 단 데이터 규모가 작았다는 점에서 실험 결과에 큰 의미를 부여하기엔 한계가 있다.

심리치료 유형 중에는 그룹치료보다 1대 1로 진행되는 치료방법이 좀 더 효과적이라는 분석결과가 나왔다. 심리학자나 비의료인보단 의료전문가가 진행한 방법이 보다 효과가 있었다는 점 역시 확인됐다.

심리적 개입이 암 환자의 생존율을 높일 수 있다는 주장은 아직 근거가 많이 부족하다. 단 연구팀은 환자가 심리적으로 의존할 수 있는 존재가 있으면 스트레스가 일부 완화되고 이로 인해 면역체계가 부분적으로 회복돼 암에 대한 저항성이 높아지는 효과가 나타날 가능성은 있을 수 있다고 보았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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