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우 크루즈의 고백…. 외설물도 중독될까

 

‘중독’을 떠올리면 가장 많이 연상되는 것이 알코올, 담배, 약물 등이다. 그렇다면 불건전한 외설물을 되풀이해서 보는 행위도 중독증이라고 볼 수 있을까.

최근 전 미식축구선수이자 영화배우인 테리 크루즈가 그동안 감춰왔던 사적이고 은밀한 이야기를 털어놓았다. 자신의 SNS를 통해 한때 외설 동영상에 중독돼 있었음을 고백한 것이다.

크루즈는 셀프영상을 통해 “지난 수년간 외설물에 중독돼 있었다”며 “이 중독현상은 여러 방면으로 내 삶을 망가뜨렸다. 그 누구도 알지 못하는 나만의 추악한 비밀이었고, 증상은 나날이 심각해졌다”고 밝혔다. 해당 영상은 이미 400만여 명 가까운 조회수를 기록하고 있다.

크루즈는 결혼생활이 순탄치 못했고 아내와의 관계가 점점 소원해지면서 중독에서 벗어나기 위한 치료 방법을 찾기 시작했다. 그런데 주변 사람들은 크루즈에게 오히려 외설물을 보는 행위는 중독이라고 볼 수 없다는 조언을 했다. 어쩔 수 없이 일어나는 자연스러운 현상이라고 위로했다는 것이다.

그런데 이런 조언에 대해 크루즈는 “바깥이 환한 시간부터 어둡게 저무는 시간까지 계속해서 그런 동영상을 본다면 이건 분명히 문제가 있다는 의미”라며 “내가 바로 이런 문제에 처해있었다”고 반박했다.

이에 대해 정신의학자 게일 솔츠 박사는 미국 건강지 헬스를 통해 “외설 동영상에 중독되는 건 드문 현상이 아니다”라며 “인터넷만 있으면 누구나 접근 가능하다”고 설명했다.

솔츠 박사에 따르면 외설 동영상에 중독되는 현상은 약물이나 알코올에 중독되는 ‘생리적 중독’과는 차이가 있다. 영상을 계속해서 보는 현상은 일종의 ‘행위 중독’이라는 것이다.

행위 중독은 생리적 중독 현상의 두드러진 특징 중 하나인 신체적 금단 현상이 나타나지 않는다는 점에서 다르다. 단 뇌의 도파인 보상체계와 연관이 있다는 점에서는 유사한 측면도 있다. 행위를 멈추고 싶어도 뇌에서 분비되는 특정 화학물질 때문에 자기 뜻대로 중지하기가 어렵다는 것이다.

모든 의학자들이 외설 동영상을 되풀이해 보는 행위를 중독증으로 분류하지는 않는다. 심리치료사인 랜 케르너 박사는 “중독 혹은 질환이라는 표현을 사용하기에는 조심스럽다”며 “그보단 조정 불능 행위 정도로 볼 수 있겠다”고 했다.

단 전문가들은 외설물에 강박적으로 사로잡혀있다면 다른 정신건강상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점에는 동의하고 있다. 크루즈도 외설물에 본격적으로 빠져들기 시작할 때쯤 불안증에 시달리고 있었다. 불안장애가 그런 동영상에 집착하도록 만드는 원인이 됐을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외설물에 사로잡혀있다는 의미는 다른 유형의 중독에 빠질 가능성이 있다는 점을 암시하는 것이기도 한다. 솔츠 박사는 “외설물에 빠져있는 사람은 다른 것에 강박적으로 집착할 가능성이 있다”며 “강박적 인격은 개인을 힘들게 만드는 부정적 감정이기 때문에 자신의 기분을 좋게 만들 자극제를 찾게 만든다”고 설명했다.

그렇다면 이 같은 중독에서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은 뭘까. 크루즈는 다른 사람들에게 말하지 못하고 점점 추악한 비밀이 돼간다고 생각할수록 증세가 심해졌다고 말했다. 누군가에게 자신의 상태를 속 시원하게 털어놓을 때 중독의 힘이 약해진다는 것이다. 솔츠 박사 역시 자신과 비슷한 문제를 경험하고 있는 사람에게 본인의 상태를 털어놓고 조언을 구하는 것이 증상을 완화시킬 수 있는 한 방법이라고 덧붙였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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