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서 소리 나는 지, 남녀 누가 더 잘 찾을까

 

어느 벤치에 남녀 한 쌍이 나란히 앉아 있다. 어디선가 이들을 부르는 소리가 들린다. 그런데 남녀가 소리 나는 곳을 찾아 동시에 각자 다른 방향을 쳐다본다면? 이런 경우 여자가 바라보는 쪽보다 남자가 돌아보는 쪽이 소리의 진원지일 가능성이 더 높다.

이와 관련해 남성의 청각 공간 능력, 즉 소리가 어느 쪽에서 나는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여성보다 뛰어나다는 연구결과가 있다. 독일 튀빙겐대학교 신경학 센터 연구팀은 같은 청력을 가지고 있는 남녀 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일정한 소리를 들려준 뒤 위치를 파악하는 능력을 측정하는 실험을 진행했다.

이 연구는 먼저 조용한 상태에서 한 가지 소리만을 틀어준 뒤 참가자들에게 소리의 진원지를 찾게 하고, 이후 여러 소리를 동시에 틀어주면서 소리의 방향을 지목하도록 하는 방식으로 진행됐다.

그 결과, 조용한 상태에서 소리를 틀었을 때 남녀 참가자들은 모두 거뜬히 소리가 나는 정확한 방향을 찾아냈다. 그러나 여러 소리를 동시에 들려줬을 때에는 남자 참가자들이 소리의 방향을 찾는 데 월등히 뛰어난 능력을 나타냈다.

일부 여성 참가자들은 왼쪽에서 소리를 틀었는데 오른쪽을 진원지로 지목하는 등 방향을 반대로 착각하기도 했다. 남자와 여자의 뇌의 차이를 규명하려는 노력은 그 동안 여러 차례 있었다.

특히 남성이 여성에 비해 시각 공간 능력, 즉 사물의 위치가 어디에 있는지를 파악하는 능력이 뛰어나다는 것은 여러 차례 실험을 통해 밝혀진 바 있다. 남자가 여자에 비해 주차를 더 잘하는 것도 시각 공간 능력이 뛰어나기 때문이다.

반면 여성은 복잡한 상황을 정리하는 능력이나 일의 순서를 정하는 능력이 더 뛰어난 것으로 알려져 왔다. 연구팀의 조르그 레발트 박사는 “남성의 청각 공간 능력이 더 뛰어난 것은 시끄러운 상황에서만 그렇다는 뜻”이라며 “조용한 환경에서 남녀의 청각 공간 능력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았다”고 덧붙였다. 이런 내용은 미국 과학 논문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에 실렸다.

    권순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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