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능력 믿는 사람, 삶의 만족도는 높지만…

 

다른 사람의 마음을 읽어낸다거나 생각만으로 사물을 움직일 수 있는 초자연적인 힘을 가진 존재가 있다고 믿는 사람들이 있다. 미국 갤럽의 설문조사에 따르면 4명 중 1명이 이 같은 믿음을 가지고 있을 정도로 적지 않은 사람들이 초능력을 믿고 있다. 과학적이고 합리적인 근거가 부족함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능력을 신봉하는 사람들이 있다는 것이다. 왜 이처럼 증명되지 않은 존재의 힘을 믿는 걸까.

생각 외로 많은 사람들이 투시나 텔레파시와 같은 초능력을 믿고 있다. 일상생활에서 진행되는 일반적인 교육으로는 발휘할 수 없는 인간의 잠재능력이 있다는 믿음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과학적으로 이 같은 인간의 능력이 입증된 사례는 없다.

최근 ‘기억과 인지(Memory and Cognition)저널’에 이와 관련된 논문이 발표됐다. 미국 시카고대학교 연구팀이 초능력 신봉자와 회의론자 사이의 차이점을 살핀 것이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초능력 신봉자와 회의론자는 기억력에 있어서는 별다른 능력차이를 보이지 않지만, 분석적인 사고력이 필요한 작업에서는 능력 차이를 보였다.

연구팀은 2000명이 넘는 실험참가자들을 대상으로 초자연적인 힘에 대한 믿음, 인지적 욕구, 삶에 대한 만족도 등을 설문조사했다. 가령 “합리적인 예측이나 정상적인 감각경로를 통하지 않고도 아직 일어나지 않은 미래에 대한 정보를 얻을 수 있다”는 문장에 동의하는지 등의 여부를 물었다. 이 같은 설문조사를 진행한 뒤에는 분석능력과 기억력을 파악하는 테스트를 진행했다.

기억력 테스트에서는 상관관계를 지니는 여러 단어들을 들려준 뒤, 이 중 기억나는 것들을 최대한 많이 떠올리도록 하는 테스트다. 또 다른 기억력 테스트는 어렸을 때 경험했을만한 일들에 대해 묻고, 이런 경험을 실제로 해본 적이 있는지 물었다. 그리고 일주일이 지난 뒤 동일한 질문을 던져 그들의 기억에 왜곡된 부분이 없는지 살폈다. 이처럼 기억력 테스트를 진행한 결과에서는 초능력 신봉자와 희의론자 사이에 별다른 차이점이 나타나지 않았다.

반면 논증 평가, 음모설에 대한 믿음, 논리력 테스트 등을 기초로 한 분석능력 평가에 있어서는 명확한 차이점이 드러났다. 모든 유형의 분석력 테스트에서 초능력 회의론자들이 신봉자들보다 좋은 점수를 얻은 것이다. 인지적 욕구 수치는 비슷하다는 점에서 신봉자들의 의욕이 떨어져 이처럼 수행능력에도 차이를 보이는 것은 아닌 것으로 분석된다.

이번 논문을 통해 분석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초능력에 대한 믿음이 강하다고 단정할 수는 없다. 하지만 적어도 분석능력이 부족한 사람은 이 같은 믿음에 쉽게 빠질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초능력을 믿는 사람들은 삶의 만족도에서도 높은 점수를 얻었다. 초자연 현상에 대해 마음이 열려있는 만큼 평소 다른 사람의 말도 잘 믿고, 세상에 대한 편견도 적을 것으로 보이기 때문일 것이라는 분석이다.

    문세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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